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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6-18 조회수 : 1719

제 무릎에는 커다란 상처 자국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생긴 상처인데, 넘어졌을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어이가 없습니다. 

동창 신부와 자전거를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동창 신부가 앞서가고 있었는데, 돌부리 위를 휙 지나가는 것입니다. 저 역시 동창 신부처럼 휙 지나가려고 했는데, 순간적으로 겁이 났습니다.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긴 것입니다. 

결과는 예측대로 이곳에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걸려 넘어진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겁이 나서 손으로 브레이크 레버를 확 잡았을 때 미끄러진 것입니다. 자전거에 제 몸을 온전히 맡기지 못했습니다. 자전거를 믿지 못해서 작은 돌부리에도 겁을 낸 것이었습니다. 

인생이라는 삶 안에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두려움 속에 살게 됩니다. 분명히 주님께서 함께하시는데도 주님은 보지 않고 작은 돌부리와 같은 장애물만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믿음의 눈으로 주님께 시선을 떼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넘어지게 하는 쓸데없는 두려움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걱정하지 마라.”라고 강조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이는 단순히 무심함이나 무관심해지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모든 근심 걱정에서 해방해 주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통해서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늘의 새들과 들에 핀 나리꽃들을 예를 드시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결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을 떠올리면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는 사람은 굳은 믿음을 통해 걱정하지 않게 됩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보면서 삶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많은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힘든 삶을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걱정하고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더 힘든 시간의 연속성 안에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걱정과 두려움은 하느님 나라를 바라볼 때 별것 아님을 깨닫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노력을 통해 조금씩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 나라에 가까워질수록 우리의 걱정과 두려움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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