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25 조회수 : 93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아프리카 정글에서 학자들이 의미 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곳에 사는 많은 종류의 짐승들을 한 종류씩 없애 보기로 한 것입니다.

먼저 새를 없애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새소리가 없어지면서, 정글은 마치 공동묘지처럼 적막한 숲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원숭이들을 쫓아냈습니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며 나뭇가지를 꺾으면서 숲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숭이가 떠난 숲은 나무들이 서로서로 엉키면서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징그러운 뱀들을 다 제거했습니다. 그러자 천적이 없어진 쥐들이 그 숲에서 판치며 날뛰기 시작했고 쥐들로 인해 해충을 잡아먹던 벌레들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숲이 병들어 죽어갔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모든 것이 함께 살아갈 때 건강하고 질서가 잡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각자가 서로 도우며 함께할 때 건강하고 질서가 잡힙니다.

자동차에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이 함께 있습니다. 만약 가속페달만 있다면 어떨까요? 멈출 수가 없어서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금방 커다란 사고가 날 것입니다. 또 브레이크페달만 있다면 어떨까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서 늘 그 자리에 서 있어야만 합니다. 자동차의 역할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도 각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며, 이렇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남북통일 기원 미사를 봉헌합니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이후 분단된 우리나라는 아직도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고 남과 북으로 오랫동안 갈라져 있습니다. 그 과정 안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또 서로를 향한 미움과 적대적인 말과 행동도 계속되었습니다. 상대가 없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말씀하시는 용서를 우리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일흔일곱은 단순히 일흔일곱 번 용서하고 그다음부터 미워해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무한정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횟수를 세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