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철부지들을 눈여겨보십니다!
비교 대조의 달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제대로 된 비교 대조를 통해 큰 가르침 하나를 우리에게 건네주고 계십니다.
비교 대조의 대상은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 철부지들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오 복음 11장 26절)
철부지란 철이 들지 않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철이 들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것, 여러 측면에서 미성숙하고 결핍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분위기 파악에도 더딥니다. 그러나 철부지들이 지닌 장점도 없지 않습니다. 미성숙하고 개념이 없지만, 단순하고 솔직합니다.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지 않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하더라도 그리 깊이 고민하지 않습니다.
작은 것에 기뻐하고 만족할 줄 압니다.
반면에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들은 어떠합니까?
나름 학덕과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서 품위와 예의를 지킬 줄 압니다.
많이 배웠기에 세상과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나름 배웠다고 어깨에 힘 좀 주는 사람들, 정신이나 내면이 자신감과 우월감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 내려다보고 깔봅니다.
겸손이 겸비되지 않은 지혜, 신앙이 배제된 슬기로움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예수님 시대 많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딱 그랬습니다.
그들의 허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예수님의 눈에 제대로 포착되었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모습 용인하지 못하는 예수님의 거룩한 분노의 단골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자칭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자신을 최고라고 여깁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제안을 전혀 듣지 않습니다.
독선과 오만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모릅니다.
오늘 이런 사람들을 향한 예수님의 질타가 강력합니다.
겸손이 결핍된 지식인들은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를 볼 수 없으니 조심하라고 외치십니다.
우리 인간은 나이 먹어가면서 대체로 자기만의 특별한 안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입견의 안경, 고정관념의 안경, 자기 잣대의 안경, 고집의 안경, 나만의 틀의 안경, 자기중심주의 안경...
특별히 유다 지도층 인사들은 전통의 안경, 선민의식의 안경, 율법주의의 안경을 즐겨 썼는데,
그 결과 자신들의 코앞에 등장하신 하느님을 뵙지 못하는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철부지들은 아직 영혼의 때가 묻지 않는 사람들,
그래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순수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깨끗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 그래서 이웃을 판단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하느님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더욱 뚜렷이 당신 자신의 현존을 드러내십니다.
이런 맑은 영혼의 철부지들은 세파에 찌든 영혼들보다 훨씬 쉽게 세상만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자취를 발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철부지들을 눈여겨보십니다.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십니다.
그들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열어 보여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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