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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17 조회수 : 1294

연중 제16주일

만남의 신비

 

[말씀]

1독서(창세 18,1-10)

성경 저자들은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엮어가는 가운데 이방인들의 설화를 적지 않게 인용한다. 오늘 독서의 이야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나, 성조 아브라함이 낯선 길손을 극진히 모시는 장면이 강조되면서 결국 후손에 대한 약속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유다교 영성의 핵심,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완성될 영성의 핵심이 드러난다. 낯선 사람을 영접한다는 것은 하느님 바로 그분을 모시는 행위이다.

2독서(콜로 1,24-28)

사도는 하느님의 대변인이며 대리자로서 모든 민족에게 하느님의 신비를 전할 사명, 그분의 사랑을 드러낼 사명을 지닌다. 이 사명을 통하여 믿는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으나,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몸소 그러하셨던 것처럼 갖은 멸시와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이처럼 사도는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주님처럼 그분의 고통, 그분의 십자가에 동참하는 교회의 초석이 된 사람들이다.

복음(루카 10,38-42)

예수님과 마르타와 마리아! 흔히 우리는 마르타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 마리아를 칭찬하시는 이유를 잘못 이해하거나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마리아보다는 마르타가 주님을 모시기 위해 더 애쓰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진정한 모심은 음식 대접 등과 같은 물리적 접대가 아니라, 마음이 얼마나 열려 있는가에 따라 평가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마리아는 말씀을 경청함으로써 주님의 사명을 읽고 있으며, 주님의 관심은 온통 복음 선포에 쏠려 있었기에 열린 마음으로 복음을 접하고 있는 마리아가 택한 몫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새김]

인간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은 물론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흔히 만남을 통하여 형성되며, 성경이 생동감 넘치는 순박한 표현으로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인격적인 하느님 역시 인간과의 만남을 중요시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성조 아브라함,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 사도 바오로와의 만남, 이런 만남들을 통하여 하느님은 당신 백성을 택하시고 가르치시며 구원의 길로 이끌어 가신다. 곧 만남을 통한 관계와 이 관계의 지속성을 위해 성자의 십자가상 희생제물까지 마다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의지는 인간구원에 있음이 너무나 분명하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먼저 만나주시고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다면, 이제는 우리가 응답해야 할 차례이다. 하느님을 어떻게 만나드릴 수 있을까? 이는 결국 내가 가족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웃을 어떻게 만나느냐에 달린 문제이다. 하루를 살면서도 여러 만남을 체험하게 되지만, 겉도는 만남이 아니라 마음이 열려 있는 만남은 몇이나 될까? 참 기쁨을 주는 만남, 구원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만남을 위해서는 낯모르는 길손을 정성껏 맞이하는 아브라함, 주님의 뜻을 읽고자 애쓰는 마리아, 형제를 위해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는 바오로의 모습을 다시금 기억하고 본받을 때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몫으로 간직하자.

 

교우 여러분, 인격적인 만남으로 구원의 세계를 체험하고 맛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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