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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29 조회수 : 1025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독배인 헴록을 마시고 죽은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그의 말은 많은 이에게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헴록을 마신 뒤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크리톤, 내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진 것이 있네. 기억해두었다가 갚아주게나.”

임종의 자리에서 외상값을 걱정했던 것이 아닙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희랍 신화에 나오는 의료의 신으로, 사람들은 병을 고쳐 준 의사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 닭 한 마리를 봉헌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죽음의 순간에서 감사하지 못했던 일을 기억했고, 이를 실천하려고 했었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를 위대한 현인으로 높이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남다름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모두가 감사하며 사는 것이 보편적인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보편적인 것이 오히려 남다름이 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주님을 굳게 믿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를 어렵고 힘들다면서 믿음을 갖지 않고 주님의 뜻도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남다르게 평가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르타는 남다름을 보여줍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뵙자, 자기 오빠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사람이 마지막 숨을 넘기면 영혼이 사흘 동안 육체 주위를 빙빙 돌다가 나흘이 지나면 이제는 영영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마르타도 이 가르침에 따라 자기 오빠가 이제 가망이 없음을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도 원망하지 않고 이런 믿음을 표현합니다.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요한 11,22)

이 믿음에 주님께서는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러나 마르타는 마지막 때의 부활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 먼 훗날의 영광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님을 믿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씀하셨고, 실제로 라자로를 다시 살려주십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르는데 어떤 남다름을 가지고 있을까요? 세상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는 남다른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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