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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18 조회수 : 767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너무 잘살고 있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행복한 집이 있습니다. 남편은 좋은 직장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고, 자녀들은 모두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입니다. 재테크를 잘해서 재산도 많이 모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정은 행복한 가정일까요?

아내가 보기에 남편은 회사 일 때문에 늘 바빠서 가정일에 소홀히 하고, 남편이 보기에 아내는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는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생각하고, 부모는 자녀가 전혀 부모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 간에 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떻습니까? 행복한 가정일까요? 만약 이 가정이 행복한 가정으로 보였다면, 멀리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가까이에서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우울하고 답답합니다.

우리의 인간관계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약간의 거리를 두어야 더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법입니다. 유럽에 가면 엄청나게 큰 성당들을 봅니다. 이 성당 전체 모습을 사진기에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당과의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즉, 성당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전체 모습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앞의 문제만을 바라보면서 정작 하느님의 뜻을 외면하는 우리가 될 때가 많습니다. 바빠서 신앙생활을 못 하겠다고 말하고, 여유가 될 때 열심히 하겠다는 공수표를 날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들에만 집중하게 되면 결국 하느님을 보지 못해서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혼인 잔치의 비유입니다. 우선 유다인의 상류 사회에서는 잔치를 베풀고 친지들을 초청할 때 두 번에 걸쳐 초청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먼저 잔치 준비과정에서 일정한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준비가 다 된 후에 승낙한 사람에게 또다시 초청하는 것입니다. 이때는 잔치 준비가 완전히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절하면 커다란 실례가 됩니다.

비유에 등장하는 거절하는 사람에 대해 임금이 화내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핑계는 모두 세속생활에 관한 사연이었습니다. 즉, 눈앞에 놓인 물질의 소유나 세상사에 집착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뒤이어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라고 해놓고서는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았다고 쫓아내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혼인 예복은 바로 충실한 신앙생활을 비유합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 모두 비록 자격 없음에도 구원의 잔치에 불렸지만, 그 잔치에서 즐기기 위해서는 주님께 대한 충실한 신앙생활이라는 예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조금 떨어져서 하느님의 뜻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 나라의 예복도 챙겨 입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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