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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2-10-01 조회수 : 335

연중 제27주일

보잘것없는 종임을 감사하는 신앙

 

[말씀]

1독서(하바 1,2-3; 2,2-4)

기원전 7세기경 예언자 하바쿡은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백성보다 더 나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하느님께 하소연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백성을 위협하는 갈대아 사람들 역시 신통할 것이 별로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하느님은 인내심을 요구하시는 것으로 답하신다. 악인들의 응벌 여부를 떠나, 의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느님께 성실한 사람들로 머물러 있어야 하며, 이를 증언하도록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이다.

2독서(2티모 1,6-8.13-14)

복음 전파자로서의 시련의 삶이 종말을 고할 때가 다가온 것을 의식하자, 사도 바오로는 사랑하는 제자 디모테오에게 자신의 사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상기시킨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전파되기 시작한 기쁜 소식, 그분을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는 성령의 도우심이었음을 고백한다.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어 적대자들과 싸워 승리할 수 있었으니, 모든 교직자 또한 같은 도우심을 청해야 할 것이다.

복음(루카 17,5-10)

참된 신앙은 당연하다고 믿어 왔던 사건의 자연적 흐름을 되짚어보고 필요한 경우 그 흐름을 바로잡는 결단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는 행위이다. 그러나 이 신앙은 인간의 능력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는 자칫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들어 높이는 우를 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업적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업적을 이루어낸다는 정신으로 신앙을 살아야 하며, 이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소명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새김]

비신앙인들이 별생각 없이 토해내는 비아냥거림, 신앙인이라는 우리들조차 자주 빠져들고 마는 과오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결과가 이게 뭔가 하는 원망의 소리일 것이다. 비신앙인들만도 못한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이 앞을 향해야 할 우리의 신앙을 힘들게 하며 때로는 포기의 유혹을 독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예언자는 의로운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신앙으로 참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가르침을 접하며,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증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할 고통의 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은총의 선물로 생생하게 간직할 것을 권고한다.

원망의 소리, 이는 결국 믿음이 부족해서이며 믿음을 행동으로 보임에 있어 우선 되어야 할 인내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하느님의 구원 의지와 능력을 믿는 신앙이기보다는 그분이 과연 그런 분인가를 시험하고 평가하려는 자기중심의 믿음이 문제이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런 과오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사는 가운데 맞이하게 되는 기쁨은 물론,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고백할 수 있는 신앙,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신앙을 다짐하자!

 

교우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의 보잘것없는 종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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