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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06 조회수 : 426

‘눈앞이 캄캄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일이 잘되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커다란 고통과 시련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이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극장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떠야 어둠에 조금씩 적응할 수 있습니다. 눈의 조리개가 더 열리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꽤 많은 부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눈앞이 캄캄해지는 고통과 시련을 마주하면서 잠시 눈을 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가 바로 기도하는 시간이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눈을 뜬다면 어떨까요? 그때 비로소 고통과 시련이 그렇게 크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바쁘면 ‘기도할 시간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유가 되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은 삶과 절대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도끼질을 잘하기 위해 미리 도끼날을 가는 것처럼, 신앙은 우리의 마음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줘서 삶을 잘 살도록 해 줄 것입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 하느님 나라를 여셨고 모든 사람을 교화시켜 하느님의 백성이 되게 하려고 하십니다. 마지막 날에는 당연히 악인과 선인을 가리는 심판이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이 나라 백성이 될 자격을 주시지요. 더군다나 아들에게 빵 대신 돌덩이를 줄 아버지 어머니가 없고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줄 수 없는 법이라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었습니다.

빵과 돌, 생선과 뱀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대조하는 유다의 고유 어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저자라 할 수 있는 루카는 전혀 비슷하지 않은 달걀과 전갈을 비교합니다. 아마도 루카가 의사였기 때문에, 몸에 유익한 것과 해로운 것을 대조한 것일 것입니다.

악에 기우는 사람들이어도 부모로서 자기 자녀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압니다. 하물며 아버지 중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을 나쁘게 내버려 두실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늘 하느님께 청원하도록 이렇게 간곡하게 부탁하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이 부탁을 들으면서 늘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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