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루카18,5)
오늘 복음(루카18,1-8)은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그리고 여기에 있는 우리에게 이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불의한 재판관이 미천한 과부의 청을 들어줍니다. 그 이유는 그 과부가 불의한 재판관을 찾아가 줄곧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아주 귀찮게 졸라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들려주시면서, 불의한 재판관도 귀찮게 졸라대는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데, 하물며 의로우신 하느님께서 당신이 선택한 이들의 간청을 물치시겠냐는 것입니다. 그러니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태리로 단체 성지순례 갔을 때 로마에서 경험한 일인데,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빨리, 빨리!"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성지순례하면서 "빨리, 빨리!"를 외쳤으면 그들이 그렇게 말할까?
모든지 '빨리, 빨리!'입니다. 기도도 빨리, 먹는 것도 빨리, 은총을 받는 것도 빨리입니다. 마치 자판기에 일정액을 넣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이 즉시 나와야 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것이나, 나의 기도가 빨리 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쉽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쉽게 기도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원은 기도하는 사람, 청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단지 기도할 뿐이고 청할 뿐입니다. 우리의 기도와 청을 들어주시는 분은 따로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이십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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