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AI를 올바르게 활용하자는 것
‘인간 주체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인간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 담겨
‘교황청 문화교육부 디지털문화센터 AI 연구 그룹’의 도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한 기자 인터뷰가 5월 7일(목) 오전, 수원교구 제2대리구청에서 열렸다.
이날 인터뷰에서 번역을 맡은 천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와 감수를 맡은 천주교 수원교구 교구장대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주체성과 교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성효 주교와 곽진상 주교는 “교회는 어떠한 것으로도 훼손되거나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주체성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교회는 AI 기술 발전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찾아야 한다.”며 “AI 기술이 사회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교회 안에서의 AI 활용에 관한 다양한 지침을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기술이 설계 단계부터 윤리적 가치를 포함하고, 최종적인 판단과 선택의 주도권이 언제나 인간에게 있도록 하는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5월 7일(목) 오전, 제2대리구청에서 열린 ‘기자 공동 인터뷰’에서
곽진상 주교와 이성효 주교가 도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이성효 주교는 “우리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먹잇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지혜 안에서 성장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참된 자유로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채울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할 몫입니다.”라고 한 2024년 홍보 주일 메시지(프란치스코 교황)를 소개했다.
이어 “AI 기술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기술 발전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질문”이라며, “인간의 본성과 존재 목적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비로소 AI 기술을 둘러싼 핵심 논쟁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가톨릭교회의 핵심 개념인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을 언급하며 “인간은 지성과 자유의지를 통해 하느님을 닮아가는 존재이며, 인간은 이러한 ‘관계적 주체성’을 통해서만 성장‧완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참된 주체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 주교는 “AI는 인간처럼 감정과 영성‧내적 의식을 지니지 못한다.”며 “AI는 누군가의 설명에 의해서만 행동할 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적인 이해는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도(nudge) ▴중독 ▴조작 ▴감시 자본주의 ▴탈숙련화 등을 ‘AI와 주체성에 관련된 주요 문제’로 지적하며, 인간이 알고리즘 기반의 통치와 허위정보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주체가 아니라 데이터 상품으로 취급받아 결국 인간 존엄성과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AI 확산에 따른 ‘탈숙련화(Deskilling)’로 인해 “AI 의존이 심화될수록 인간의 인지 능력과 도덕적 숙련 역량까지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월 7일(목) 오전, 제2대리구청에서 열린 ‘기자 공동 인터뷰’에서
곽진상 주교가 답변하고 있다.
곽진상 주교는 “인간 인격은 단순한 기능이나 지능으로 환원될 수 없는 복합적 존재라는 점을 교회가 강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간의 나약함과 취약성 자체가 인간 존재의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하면서, “AI는 인간의 약함과 고통, 관계 속 긴장과 갈등을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인간은 그런 과정 속에서 성숙해진다."고 말했다.
“AI시대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비판적 사고’”라고 한 곽 주교는 “AI에게 결정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최종 판단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 주체성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돼야 하며, 인간 존엄성과 관계성, 공동선의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기술이 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성효 주교와 곽진상 주교는 “교회는 AI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AI를 올바르게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간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은 교황청 문화교육부 ‘인공지능 시대’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AI 기술이 인간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신학적·철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인간 존엄성과 자유의 회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인간 주체성 이해’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주체성을 가톨릭 사상 안에서 설명하며, AI는 참된 주체성을 가질 수 없다고 분석한다.
2부 ‘AI와 주체성에 관련된 특정 문제들’에서는 알고리즘 조작, 중독, 허위정보, 감시 자본주의, 탈숙련화 등 현실 문제를 다룬다.
3부 ‘인간 주체성의 증진’에서는 연대성·공동선·보조성 등 가톨릭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인간 존엄을 지키는 기술 활용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기술 발전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안한다.
저자는 ‘교황청 AI 연구 그룹’이며, 폴 세르츠‧브라이언 패트릭 그린이 엮었다. 한국어판은 이성효 주교 외 9명(곽진상 주교, 신현주 교수, 박현민 신부, 한민택 신부, 김의태 신부, 전홍 신부, 심재관 신부, 윤종두 신부, 이승언 신부)이 공동 번역하고, 곽진상 주교와 한민택 신부가 감수를 맡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 구입 문의는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031-290-8814)로 하면 된다.
취재‧사진_김선근(미카엘) 수원교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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