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교구소식

교구[인터뷰] “인공지능 시대에도 신앙은 언제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_ 곽진상 제르마노 주교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6-09-08 조회수 : 256



“인공지능 시대에도 신앙은 언제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2026년 9월 4일 금요일

파스칼 리즈크(Pascale Rizk)



로마, Agenzia Fides(피데스 통신)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언제나 실제적인 만남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한국 수원교구의 곽진상 제르마노 보좌주교는 이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을 집으로 맞아들이는 한국 가정들과 나누게 될 만남 역시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곽진상 제르마노 주교는 1964년 12월 20일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1983년 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1993년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같은 해 2월 2일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여러 본당에서 사목한 뒤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Institut Catholique de Paris)에서 공부를 계속하여 1999년 사목신학과 교리교육학 석사 학위를, 2005년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본당 주임사제,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였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지냈습니다. 2025년 12월 20일 수원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되어 2026년 2월 11일 주교품을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에서도 여러 직책을 맡고 있으며, 그 가운데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피데스 통신은 로마에서 곽진상 주교를 만났습니다. 곽 주교는 교황청 복음화부가 새 주교들을 위해 마련한 연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습니다. 이 연수는 9월 2일 수요일 성 베드로 사도 교황청립 대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을 돌아볼 때, 평신도들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신앙을 전했던 초기의 경험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줍니까? 또한 수세기에 걸친 박해 속에서도 지켜온 순교자들의 유산은 오늘날 교회와 사회에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까요?


곽 주교 :

한국에서 그리스도교가 시작되던 당시 신앙은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유교의 영향 아래 사회적 역할과 신분이 엄격하게 구분되던 매우 위계적인 사회에서 이러한 모습은 대단히 혁신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서적을 접한 학자들과 지식인들은 자신과 같은 신분의 사람들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 종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까지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종에게

“너는 나의 종이 아니라 나의 형제다.”

“너는 나의 자매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회를 뒤흔드는 일이었습니다.

사회적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하나의 가족에 속한다는 이러한 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세계 역시 갈등과 전쟁, 지배, 그리고 다른 사람이나 그들의 자원을 소유하려는 욕망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인공지능의 발전 앞에서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렇습니까?


곽 주교 :

교회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가치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올바르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 구체적인 삶의 경험, 기쁨과 슬픔과 사랑과 고통을 느끼는 능력, 그리고 진정한 관계를 맺는 능력입니다.

인공지능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우리가 가상과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 되며, 인간 현실의 왜곡을 받아들여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신앙도 사회생활도 언제나 다른 사람과의 진정한 만남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소셜미디어와 알고리즘은 때때로 만남의 환상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화면을 통해 이루어지는 순간적이고 피상적인 접촉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상이 선교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곽 주교 :

하느님과의 만남의 본질은 살아 있는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 성체성사 안에서의 만남, 그리고 구체적인 일상의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교회는 매우 의미 있는 긴장 가운데 있습니다.

한편으로 교회는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수단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신앙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문을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결코 변질되거나 파괴되어서는 안 되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바로 영적 체험의 깊이, 그리스도와 실제로 만나는 경험, 그리고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전례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전례는 실제로 신앙을 전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전례는 단순히 가르침을 듣거나 이미 알고 있는 전통을 되풀이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전례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실재를 보고, 체험하고,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만남은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내적으로 변화시키며, 그 사람이 성당 밖으로 나간 뒤에도 계속 그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짧은 영상이나 소셜미디어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신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전례의 체험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짧고 화려한 영상을 보던 사람이 그 깊이나 리듬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곧바로 전례에 참여한다면 혼란스러워하거나 심지어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환을 잘 동반하면서, 전례가 화면 속의 세계와는 다른 실재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주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스도교를 소개하는 것이 때때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곽 주교 :

한국의 상황에서 개신교 복음주의 운동은 사람들에게 매우 직접적이고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쁨과 슬픔, 필요와 위로와 같은 사람들의 감정을 깊이 건드립니다.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정서적이고 표현적인 차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정 기간 복음주의 공동체에 참여한 뒤 그곳에서 멀어지거나 가끔 가톨릭교회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표현이 풍부하고 리듬감 있는 예배와 비교하여 가톨릭 전례가 너무 ‘조용하고’, 너무 전통적이며, 심지어 ‘지루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것은 우리에게 전례와 신앙의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도록 요청합니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저는 처음으로 신앙과 관련하여 이성의 중요성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신앙은 이성과 대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신앙은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앙은 이성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완성하면서 동시에 더 넓은 현실, 곧 하느님과 인간과 삶의 신비를 향해 우리를 열어 줍니다.

이러한 확신은 저의 사제직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서판교 지역의 한 본당에서 사목할 때 그러했습니다. 그곳에는 의사, 엔지니어, 학자, 전문직 종사자 등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강론을 할 때 그들이 가진 질문과 사고방식, 그리고 현실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에서 출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앙을 추상적인 생각으로 제시하거나 인간의 지성을 무시하는 답으로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성 자체가 때로는 완전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열린 질문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 문화에는 세대와 사회적 계층의 구분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인 선교사들과 해외 한인 공동체의 증언에서도 세대 간 관계가 신앙 전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본당과 교구는 젊은이들이 다른 세대들과 실제적인 친교를 이루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곽 주교 :

한국 교회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한 가지 중요한 우선순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바로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대 간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행사를 젊은이들만을 위한 행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온 교회의 행사이며 모든 세대의 신앙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오는 이들을 포함하여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열정과 문화, 기도 방식과 신앙의 증거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편 어르신들은 자신의 집을 내어 줄 수 있습니다.

현재 가정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모임들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젊은이들과의 나이 차이나 부족한 외국어 실력 때문에 걱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방 하나를 내어 주십시오. 그들을 맞아들일 공간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러면 젊은이들이 번역 앱을 이용해서 여러분과 대화할 것입니다.”

이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특히 교구대회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가정 홈스테이입니다.

문화행사나 K-pop, 콘서트, 한국문화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매우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깊은 체험은 이러한 행사들만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 가정의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단순하고 진솔한 일상의 관계를 맺는 가운데 생겨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집 문을 열고 꼭 필요한 것만 제공하는 것입니다.

방 하나, 침대 하나, 침구와 이불, 그리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마음이면 됩니다.

한국 문화에서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큰 미덕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것이 오히려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집을 전부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고, 음식을 많이 만들어야 하며, 밥과 잡채, 불고기 등 여러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박한 환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러한 초대는 오늘날 매우 개인화된 사회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보안이 철저한 아파트에서 생활합니다. 건물과 집에 들어가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잠긴 문을 통과하고 여러 보안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웃집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거나 누군가를 자기 집으로 선뜻 초대하는 일이 예전보다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세계청년대회는 상징적으로 우리 집의 문을 다시 여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다시 환대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주의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용기를 내자는 것입니다.



통계를 보면 젊은 세대는 북한과의 화해에 이전 세대보다 덜 적극적이며, 자신들이 이룬 남한의 경제적 풍요를 북한과 나누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러한 태도는 무엇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십니까?


곽 주교 :

한국에는 이미 화해와 일치, 평화를 위한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조직이나 행사와는 별개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한국전쟁과 그 결과는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현실이 아닙니다.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 달리 주변에서 전쟁으로 실종된 사람이나 이산가족, 전쟁의 직접적인 희생자를 만나며 살아온 세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화해가 그들에게는 멀리 있는 문제, 추상적인 문제, 또는 자신의 일상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젊은 세대에게 감수성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세대 간 경험의 차이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에서 출발하여 화해를 위한 언어와 방법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평화를 단순히 과거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만 이야기해서도 안 되고, 정치적·경제적 문제로만 제시해서도 안 됩니다.

개인주의와 경쟁, 경제적 걱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인간의 삶은 물질적 성공이나 당장의 이해관계만으로 축소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것입니다.



— Agenzia Fides(피데스 통신), 2026년 9월 4일

첨부파일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