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소공동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성남대리구 야탑동 성마르코 본당(주임 장동주 신부)은 ‘성경’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지난 1월 10일. 4개 지역, 43개 구역, 180개 반 7500여 신자들이 동시에 신구약 성경 필사에 돌입했다. 신자 개개인이 혼자서 쓰는 것이 아니라 각 구역 차원에서 가정 단위로 바통을 이어 받아 쓰는 ‘릴레이 필사’였다. 기간은 1년. 소공동체에 속한 각 가정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만큼 우려가 컸다. ‘과연 구역 반원 가정들이 협조에 적극적으로 나설까’ ‘신구약 전체를 필사하는 구역이 나올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은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장동주 주임 신부는 “기도와 정성만 있으면 할 수 있다”며 신자들을 독려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성경 필사에 소극적이던 신자들도 막상 집에 필사 노트가 도착하면 필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가정에 필사 노트를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공동체 일치가 돈독해졌다. 서먹하던 이웃과의 관계도 한결 나아졌다. 성경 말씀을 가족이 함께 묵상하면서 가족애가 돈독해지는 효과도 덤으로 따라왔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체 43구역 중 신구약 성경 전체를 필사한 구역이 8개 구역에 이른다. 구약 성경을 완필한 구역은 3개 구역, 신약 성경을 완필한 구역도 5개 구역이다. 불과 11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 현재 나머지 구역들도 내년까지 신구약 성경을 모두 필사한다는 계획이다. 본당은 필사된 성경을 모아 전시회를 가졌으며, 12월 24일 성탄 전야 미사때 아기 예수님께 봉헌했다.
강길원(루실라.49) 소공동체 여성위원회장은 “소공동체 차원의 성경 릴레이 필사로 인해 소공동체의 일치는 물론 가족 사랑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임 장동주 신부는 “성경 필사를 통해 소공동체 활성화뿐 아니라 본당 활성화와 가정성화도 이루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광호기자 w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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