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상식에서는 본상 수상작 「예언자의 법과 정의 개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을 저술한 김건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에게 1천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또 제6회 연구상의 영예는「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에 관한 연구」(서강대학교대학원)를 쓴 여진천 신부(원주교구 배론성지 주임)와 「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한국교회사연구소)을 펴낸 조현범 박사(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에게 각각 돌아갔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는 운영위원장 인사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가톨릭 학술계의 중심에 오늘 수상자인 세 분의 학자들이 계시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가톨릭신문사는 앞으로도 한국가톨릭학술상을 통해 교회 학문 발전에 헌신한 많은 학자들과 젊은 연구자들을 격려하고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은 협찬사 인사에서 “한국 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 우수한 업적을 발굴해 격려하는 한국가톨릭학술상에 세정그룹이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세정그룹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축전을 통해 “하느님의 역사 안에서 이뤄지는 뜻 깊은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바란다”며 “수상하시는 김건태 신부님과 여진천 신부님, 그리고 조현범 박사님께 격려와 축하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원교구 부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청주교구 총대리 장인산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방상만 신부,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수상자 가족, 역대 수상자, 수원교구 하상신학원 교부학연구회·여정봉사자·성경봉사자회 회원,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 가톨릭신문사 및 세정그룹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곽승한 기자
<제12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수상소감 및 인사말, 축사>
■ 수상소감 - 본상 수상자 김건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
상을 받는 것은 분명히 기쁜 일인데, 왜 자꾸만 송구스러움과 죄송스러움이 앞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누구보다도 저 스스로가 이번 수상작의 부족과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욱이 한국가톨릭학술상이 철학, 신학 및 유관 학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분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보니 그런 마음은 더한 것 같습니다.
제 졸작을 읽어주시고 과분한 평가를 내려주신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수원가톨릭대학교 동료 신부님들과 후배 신학생들, 수원교구 여정봉사자를 비롯한 많은 교우들께도 ‘감사합니다’란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신학교 학부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던 해가 1978년, 꼭 30년 전 일입니다. 당시 한국 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법과 정의’에 기초한 민주사회 건설이었습니다.
교부학 전공을 권하시던 교수 신부님들의 뜻과는 달리, 저는 우여곡절 끝에 구약성경 가운데서도 ‘예언서’를 택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법과 정의’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후 줄곧 이 학문에 매여 왔습니다.
구약성경에서 ‘법과 정의’는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가장 소중하고 탁월한 개념이자 세상의 생명과 구원에 직결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제 노력들은 시작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매진해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은 이러한 다짐을 새로이 하고 용기를 내라는, 격려 가득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다행히 수상작과 같은 방법론으로 저술한 또 하나의 작품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이번 수상에 대한 감사와 한국 교회 성서학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정진해나가겠다는 다짐의 표현으로 내세우려 합니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수상자 선정은 예외적으로 작품의 우수성보다는 저자의 나이가 어느 정도 감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제 졸작에 견줘 부족함이 하나도 없는 업적을 남기신 두 분의 ‘연구상’ 수상자, 여진천 신부님과 조현범 박사님께 진심어린 축하를 드립니다.
■ 운영위원장 인사 - 이창영 신부(가톨릭신문사 사장)
한국가톨릭학술상이 올해로 제12회를 맞았습니다. 한국가톨릭학술상은 그 동안 열두 번의 시상식을 거치면서 국내 가톨릭 학술 발전에 기여한 관록 있는 학자들과 장래가 촉망되는 유수한 젊은 연구자들을 격려해 왔습니다. 올해는 특히 그 연구업적의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46편의 후보작이 선정돼, 최종 심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유망한 연구자들이 배출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또 저명한 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 노력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국내 가톨릭 학술계가 그만큼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올해 수상자 김건태 신부님과 여진천 신부님, 그리고 조현범 박사님께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한국 가톨릭 학술 발전, 그 중심에 오늘 수상자인 세 분의 학자들이 계시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국천주교회는 그간 급속한 신자 배가와 신설 본당의 증가 등 외적인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장돼 왔습니다. 그러나 정신적, 영적, 문화적인 성장은 이러한 교세의 증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내적 성숙을 위해 교회는 여러 방안들을 실천해 오고 있으며, 본사가 주관하는 한국가톨릭학술상의 궁극적인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해부터 한국가톨릭학술상의 협찬사로서 가톨릭신문사와 함께 가톨릭 학술 진흥에 큰 힘을 보태주시는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순호 회장님께서는 이외에도 가톨릭신문사와 함께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을 펼치고 계시며,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실천에도 솔선수범하고 계십니다.
저는 한국가톨릭학술상이 가톨릭 학문과 문화 발전을 위한 저변 확대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가톨릭신문사는 앞으로도 한국가톨릭학술상을 통해 교회 학문 발전에 헌신한 많은 학자들과 젊은 연구자들을 격려하고 발굴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합니다.
■ 축사 - 이용훈 주교(수원교구 부교구장)
오늘 시상식에 참석하신 모든 내외귀빈 여러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아울러 오늘의 영광스런 수상자 김건태 신부님과 여진천 신부님, 조현범 박사님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양성을 위해 매진하시는 김건태 신부님, 현대 신앙인들에게 신앙선조의 모범과 가르침을 전하는 가운데 교회사 연구와 성지사목에 정진하시는 여진천 신부님, 그리고 평신도 교회사가로서 독창적이고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계시는 조현범 박사님. 이렇게 세분이 한국가톨릭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교회의 큰 경사라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사는 지난해부터 국내 굴지의 기업 세정그룹을 동반자와 후원자로 맞아 한국가톨릭학술상의 권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가톨릭학술상을 이끌어 온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님을 비롯한 모든 실무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특히 교회 안팎에서 위대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님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지난 2005년 이래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연구상’ 부문에서도 두 분이나 수상자가 나와 기쁨이 더욱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가톨릭학술상의 권위와 위상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 상이 국내 가톨릭 연구에 몸담고 있는 많은 학자들과 지대한 공헌을 한 수많은 연구자들을 진정으로 격려할 수 있는 최고의 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정리 곽승한 기자
사진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