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8일. 용문본당(주임 최종운 신부) 성체식당에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본당 ‘매괴의 모후’ 꾸리아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축하 떡도 특별히 주문했다. 떡에는 ‘축 2000회’도 적었다. 컬러 현수막도 내걸었다.
본당 레지오 마리애의 어머니인 ‘매괴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황금자 마리아 프란체스카) 2000차 주 회합을 축하하는 작은 잔치가 열렸다.
본당 주임 최종운 신부는 아끼고 아껴놓았다는 새 벡실리움을 쁘레시디움에 선물하고 “지난 해 본당 1세기(100주년)를 알차고 뜻 깊게 보냈다면 올해 본당 2세기의 첫 발자국은 매괴의 모후 2000차가 찍었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본당 첫 쁘레시디움으로 1970년 8월 20일 설립됐으니 올해로 39년째.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단원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또 새 얼굴들이 빈자리를 채웠지만 40년전 창설 당시의 다짐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은총이다.
마침 이날 열린 꾸리아 월례회의에서는 ‘매괴의 모후’ 쁘레시디움의 사업보고가 마련됐다. 외인 입교권면부터 예비자 돌봄, 복지시설 봉사까지 50~80대까지의 여성 단원 10명의 지난 일 년 간의 꾸준한 활동이 보고서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날 2천차 축하식을 바라보며 감회가 남다른 단원이 있다. 현재도 활동 중인 이동순(엘리사벳·81) 할머니다.
1973년 ‘매괴의 모후’ 쁘레시디움에 입단한 할머니는 매괴의 모후 뿐 아니라 본당 레지오 마리애의 산 증인이다. 묵주기도 5단도 서서 바치기 힘들지만 그래도 묵주를 쥔 손에는 여느 단원 못잖은 힘이 들어가 있다.
당시 예비자였던 할머니는 서기로 봉사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활동을 시작했다.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도 몰랐던 할머니. 그저 장파트리치아 단장을 따라 먼 길을 걸어 문을 두드리고 입교를 권했다고 회고한다.
“다들 정말 열심히 활동하셨어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항상 기도하시고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던 단장님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렇게 36년. 당시 40대 중반 팔팔하던(?) 할머니는 어느새 최고령 단원이 됐다. 혈액종양이라는 병으로 두 달에 한번은 수혈을 받아야 할 만큼 몸이 불편하진만 이날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단원들과 축하식에 참석했다.
“꿈만 같아요. 이제 2천차 주 회합도 함께 했으니 여한이 없네요. 후배 단원들이 쁘레시디움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도할겁니다.”
이승환 기자 swingle@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