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신부는 교우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금까지 서로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사를 표하고, 주님의 은총으로 남은 여생동안 성가정을 본받아,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서로, 그리스도를 대하듯이 더욱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주님 앞에서 맹세한다.
본당 설립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혼인갱신식에서 부부들은 혼인서약과 예물반지 교환, 부부의 기도를 통해 가족 간에 대화를 자주하고, 가족이 함께 기도를 자주 바침으로써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성가정이 되도록 노력할 것과, 부부의 사랑이 오늘에 이른 것처럼 앞으로도 더욱 이해하며 용서하고 서로 도와가면서 변함없이 사랑할 것을 다짐했다.
원곡본당 주임 김승만 신부는 “사랑의 약속인 결혼은 배우자가 나와 같은 것을 느끼고 보도록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니라, 나와 다르게 보고 느끼는 것을 대화나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일치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각자는 사랑받아야만 하는 존재이지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과거에 결혼 전에 서로 사랑을 얻기 위하여, 배우자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했던 그 많은 노력을, 지금 내게 가장 소중한 배우자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노력하라”고 청했다.
결혼 10년차부터 36년차까지 다양한 부부들이 혼인 갱신 서약문을 각자 차례로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진지함과 엄숙함을 더한 이날 예식에서,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서로 감사와 사랑의 표시로 포옹하는 순간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250여 명의 신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였다.
이날 혼인갱신식을 마친 오한상(루치아노,54) 박연숙(율리안나,47)부부는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진 어깨를 보듬어 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행복해 했다. 또 이종규(바오로,75) 김순남(루시아,69) 부부는 “주님의 은총으로 편히 지내왔던 젊은 날에 대해 주님께 보답하면서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할 것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김준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