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남자 친구를 사귈 거고요, 결혼도 할 거예요.”
소박한 소망을 이야기 하는 김현아(아델라) 씨는 꽃다운 23세 아가씨다.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연예인이 꿈인 예쁘고 발랄한 소녀였다. 길거리에서 CF 캐스팅이 되기도 했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하면서 ‘언젠가 꼭 꿈을 이루리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던 현아 양이 지금은 하반신 마비로 침상에 누워 외롭게 지내고 있다.
뇌동정맥기형이란 병을 갖고 있던 현아 씨가 누워 지내게 된 것은 2003년 10월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한 선생님께 손바닥을 맞고 쓰러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키고 나서부터다. 그동안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여러 차례의 대수술을 겪었고 재작년 10월부터는 병원 생활을 접고 집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 현아 씨가 5월 18일 성년의 날을 맞아 성년을 맞이한 스무살 동생들에게 따뜻한 진심이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나는 밖에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성당도 갈 수 없고, 봉사도 할 수 없고 청년들과 함께 활동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부럽다”고 말한 현아 양은 “건강할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나처럼 크게 다치면 이미 후회하게 되니까 건강을 스스로 잘 챙기고 현재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작 현아 양 자신은 20살 성년의 날을 병원에서 의식 없이 지냈기 때문이다.
한쪽 뇌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그는 지금 걸을 수도 없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의 힘으로 앉을 수도 없다. 몸은 건강하지만 마음이 비뚤어진 아이들도 있건만 봉성체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면서도 현아 씨는 늘 밝게 웃는다.
어머니 정수영(헬레나)씨는 “우리 현아처럼 병이 있는 아이가 큰일을 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현아에게 처벌을 가한 교사가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하느님하고 친해지면 마음도 몸도 편해져요.” 현아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감돈다.
김윤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