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하셨다~!”
“저자가 거짓말을 한다~!”
성당 마당이 어느새 무대로 바뀌었다. 신자들은 관객이 되어 한 막 한 막 옮겨다니며, 연신 웃음과 함께 ‘아멘’이라 응답하면서 바오로 사도의 여정을 함께 체험하고 있었다. 송현본당에서 열린 거리극 공연 이야기다.
송현본당 주임 김봉기(마태오)신부는 지난 성 바오로와 관련된 성지를 순례하며 바오로 사도의 선교 열정을 거리극에 담아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신자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하고 그들이 바오로 사도의 선교 열정에 빠져 들도록 단순 공연이 아닌 ‘거리극’을 택했다. 제목은 ‘길’. 약 1시간 반 분량의 대본을 모두 김봉기 신부가 직접 써 주위를 놀라게 했다.
총 9막으로 구성된 거리극은 바오로 사도가 로마에서 체포되어 감옥에서 간수들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시작됐다. 바오로 사도의 마지막 삶의 장소라 할 수 있는 감옥에서, 사도는 그동안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며 겪은 사건들을 회상했고, 거리극의 각 막에서 그 회상의 내용을 하나씩 다루면서 바오로 사도의 선교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었다.
각 지역과 단체들이 1막씩 맡아 공연을 준비했으며 신자들은 막이 하나씩 끝날 때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공연을 관람했다. 연기를 맡은 신자들은 각종 소품과 다양한 의상으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전문가 못지않은 열정으로 열연을 펼치면서 신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거리극을 준비한 신자들은 모두 처음에 대본을 받고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특히 연세가 높으신 분들은 대사를 외우지 못해 애를 먹었으나 매일같이 모여 연습했고 그 결과 멋진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다. 공연을 관람한 신자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신자 분들이 저렇게 공연을 잘할 줄 몰랐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것 같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고, “열정적인 연기를 통해 그분의 선교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바오로 사도를 닮은 삶을 살기로 결심하게 했다”는 신자도 있었다.
김봉기 신부는 거리극을 통해 신자들에게 “말씀 안에 살고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기”를 당부하며 “바오로 사도를 좇아 선교를 잘하기 위해서는 첫째, 전례에 열심히 참여하고 둘째, 공동체 안에서 화목한 삶을 살며 셋째, 봉사하는 삶을 사는 한편 넷째, 예수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