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8)
올해 하상신학원(원장 이성효 신부) 총동문회 하계 연수 주제이다. 이 주제에 접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관상기도.
하상신학원 동문회장 정운준(요한, 3회 졸업)씨는 “현재 신자들 사이에 관상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어 있지만, 각 수도회나 단체에서 해당 카리스마에 맞는 고유한 관상기도 법을 신자들에게 소개하는 바람에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며, “신학을 공부한 ‘하상’ 동문들이 교회의 가르침과 교부들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는 관상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자는 의견이 있어 이번 연수에서 다뤄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7월 11일 하계연수를 위해 수원가톨릭대학교 대성당에 모인 하상신학원 졸업생 및 재학생 175명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난다.
그 첫 번째 시간은 최덕기 주교의 특강으로 시작됐다. ‘선교사에게 바란다’는 주제로 열린 강의는 ‘모든 선교사들의 모델이신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의 선교관’, ‘선교방법과 전략’, ‘한국천주교회 미래의 복음선교’, ‘진정한 선교사가 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재미있게 푼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선교사는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파견된 자로서, 사랑의 정신에 입각한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기 위해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람이어야 하며, 독립적으로 혼자 뛰지 말고 교회의 조직 안에서 활동해야 하고 교회 전체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 최덕기 주교는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공동체와 함께 해야 하며, 선교사의 자세로 전할 것만 전하고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손을 털고 떠나라”고 당부했다. 또 “선교사는 오해, 시기, 미움을 사기 쉽다”며 “선교사로 살아가기 위해 개인의 지식이나 능력이 아닌 성령의 힘이 필요하고, 성령을 충만히 받는 방법은 기도와 말씀을 통해서이며 말과 행동, 삶이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강에 이어 ‘아우구스티누스의 관상 이해, 하느님 관상 이해’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낸 하상신학원 원장 이성효 신부의 강의가 두 차례 이어졌다.
이성효 신부는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이 틀이 없으신 분인데 어떻게 우리 생각 안에 하느님을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라며 틀을 제시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거부했다”며, “‘이것만이 관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또 “선교사는 성령의 인도에 나를 맡겨 드리는 사람으로, 하느님을 뵙지 못하면서 선교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내가 지금 하느님을 뵙고 싶은데,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할까?’를 생각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성효 신부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따라서가 아니라, 그를 통해 ‘나는 어떻게 할까?’를 찾기를 바란다”며 “기적이 있는 곳에 일부러 따라 다니지 말라고 했던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은 기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되 그것보다 성경이 먼저임을 알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성경을 통한 관상’에 대해 강조했다.
실제로 이성효 신부는 쉬는 시간에도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고, 강의 시작 전 잠시 성가를 부르는 시간에도 성경을 읽으며 준비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길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하여 일하고자 함께 참여한 선교사로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위해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 선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박경자(아녜스, 6회 졸업)씨는 “이번 하계 연수가 부르심을 받은 소명대로 살아가는데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며 “기도와 말씀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선교하고, 활동하는 선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