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엠마우스 쉼터”가 문을 열고 수원대리구장 최재용(바르톨로메오) 신부 주례로 축복식을 가졌다.
쉼터는 교구 이주사목부(전담 최병조 신부)에서 단독주택 2층을 임대해 수리한 곳으로, 직장을 잃고 숙식마저 어렵게 된 외국인 근로자(남성)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법규상 직장을 잃은 외국인의 경우 2개월 동안 다른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불법체류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 쉼터는 그 기간 동안 숙식 제공과 함께 이들의 구직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책임감을 갖게 하고자 입소비 명목으로 1만원을 받고 있지만 무료나 다름없다.
건축면적 82㎡ 규모의 쉼터에는 방 4개가 들어서 있으며 가능한 수용인원은 총 12명이다. 이주민들의 세입을 꺼리는 현 한국 사회 분위기에서, 선뜻 이들의 보금자리를 기꺼이 내어준 이는 화서동본당 오 마리아 씨. 또한 전세금 7천 만원은 지난 4월 북수동성당에서 열린 쉼터 기금마련 일일찻집에서 얻은 수익금 2천만 원과 수원대리구 내 본당 지원금, 그리고 교구 내 사제들과 신자들의 후원금 등 따뜻한 손길이 모여 충당될 수 있었다. 쉼터 곳곳에는 최병조(요한 사도) 신부와 봉사자들의 노고가 듬뿍 스며있다.
축복식을 집전한 수원대리구장 최재용(바르톨로메오) 신부는 미주 지역 교포사목 시절 보잘 것 없는 작은 공간에서 활동했던 어려움을 회상하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의 추억이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다”고 하면서 봉사자들에게 “방황하는 이주근로자들에게 이곳 쉼터에서의 생활이 고향처럼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또 “특히 단일 민족인 우리나라에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적응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주님 안에서 한 형제임을 상기 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라 고 전했다.
축복식에 자리를 함께한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김세일 소장은 “우리나라에 이주한 외국인들이 12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국가 사회복지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은데, 사회복지에 앞장서서 열심히 봉사하는 수원교구 엠마우스의 행보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정부가 도울 일이 있으면 가능한 많이 돕겠다”고 말하였다.
이윤창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