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3일 저녁 8시, 안양대리구 중앙성당. 평상시라면 조용해야 할 월요일인데 성당 안이 분주해보인다. 다름아닌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 생명 수호를 위한 제4차 전국 사제 시국기도회’가 열리는 날. 굵은 비도 내리는데 서울, 마산, 전주, 원주 등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으로 주차장은 만차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과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 연대 소속 사제 36명과 수도자, 평신도 등 1,400여 명은 이날 보라동성가정본당 주임 서상진(바오로)신부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강론에서 “이 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은 나라가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느님 나라가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한 서 신부는 “무엇인가 결정할 때 과거 어느 때 보다 신중해야 전문가의 의사를 충분히 듣고 정책자와 전문가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우리나라만 생각하지 말고 이웃과 다른 나라도 생각해야 하며, 우리보다는 후손을 먼저 생각하고 또 인간만이 아니라 대자연까지도 생각해서 가장 윤리적인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현재 비윤리적인 오만함을 목격하고 있다”며 “독재, 폭력, 타인의 확신에 나의 확신을 종속시키는 것은 비굴한 일이며, 우리는 비굴해질 수 없다”고 말하면서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 하기 위해 옳고 그름의 분별력이 필요하며,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신다”고 강조했다.
미사 후에는 용산 유가족 대표 발언, 미디어법 반대에 대한 5분 시국발언, 4대강 죽이기 패러디 동영상 상영이 있었다.
한편, 미디어법 반대에 대해 발언하는 국회의원을 보고 “사제들의 진심이 특정 당과 연관된 것으로 몰아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1,2차 시국미사는 부산에서, 3차는 마산에서, 5차는 전주(7월 20일)에서 열렸고, 6차 시국기도회는 7월 27일 광주(7월 27일)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윤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