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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공동체제9기 청년도보순례 폐막

작성자 : 최호진 작성일 : 2009-07-20 조회수 : 1293

 수해 피해가 이어질만큼 강한 폭우를 뚫고 102명의 도보 순례자들이 8박 9일의 여정을 마쳤다. 7월 10일부터 18일까지 갈매못성지, 광천성당, 홍주읍성 성지, 해미성지, 덕산성당, 신리성지, 합덕성당, 솔뫼성지, 공세리 성당, 궁리성당, 요당리 성지, 남양성모성지, 수원성지 등을 도보로 순례한 제9기 청년도보순례단의 이야기다.
 
 이미 여러 날 걷고 또 걸어 몸은 지치다 못해 쇠잔해졌는데, 어디서 힘이 나오는 지 걸음걸이는 씩씩하기만 하다. 손에는 어김없이 묵주가 쥐어져 있다. 걷기만도 힘들진대 묵주기도는 멈추지 않는 걸음과 늘 함께 다.
 
 셋째 날부터 시작된 강우량이 200mm/h가 넘는 폭우와 강풍을 견디며 걷는 것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는 참가자들. “넷째 날 해미성지에서 솔뫼성지로 가는 길에 한티고개를 넘어갈 때가 무척 힘들었다”는 참가자 임성준(베드로)씨는 “힘들고 지칠 때 같이 걷고 있는 동료를 보면서 서로 위로를 할 때 힘이 났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신부님과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수진(아나스타시아) 씨는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걷는 것은 처음인데, 묵주기도를 하면서 걸으니 내 안의 모든 것을 잊게 된다”고 전했다. 참가자 79명 중에는 성직자 5명과 수도자 1명, 고등학생 8명도 함께였다. 또 23명의 봉사자들이 곁에서 이들 여정의 안전을 책임졌다.
 
 늘어나는 발가락의 물집과 무거워져가는 발걸음. 긴 도보 여정으로 얻는 이러한 고통은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깨닫게 하는 배움의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묵주기도와 대 침묵으로 역경을 이겨내며 하느님께 다가갔다.
 
 박현준(도미니코) 신부에 의하면 “봉사자들이 손수 만든 묵주를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전했지만 처음에는 참가자들이 기도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매일 아침 미사를 봉헌하고, 도착지 프로그램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걷는 거리가 늘어가다보니, 기도를 자발적으로 하는 분위기로 변화되어 갔다”며 “힘들고 지칠 텐데도 묵주기도를 하며 묵묵히 걷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의지에 감동받는다”고 전했다.
 
▶ 도보순례를 마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는 박현준 신부
 
 제9기 청년도보순례단 부본부장 정한나(빅토리아)씨는 “작년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힘들었는데, 올해는 비바람이 심해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쳐 힘이 들었지만, 참가자 전원이 낙오자 하나 없이 잘 걸어주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1기 순례에 참가한 후 2기부터 지금까지 죽 봉사하고 있는 베테랑 봉사자, 최태형(안셀모) 씨는 “다른 봉사도 하고 있지만, 도보성지순례 봉사는, 참여할 때 마다 새롭고 매년 참가자들을 보면서 처음 참가 할 때의 느낌이 들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며 도보순례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1학년으로 참가자 중 가장 어린 한정현(가브리엘라) 양은 “친구 권유로 참가했는데, 비가 많이 오고 걷기가 너무 들어져 왜 왔는지 후회할 때마다 묵주기도를 하면서 하느님을 생각하며 걸으니 힘이 덜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도보순례의 원동력은 기도와 서로를 위한 희생, 봉사자들의 지지 뿐 아니라 순례객들을 응원하는 지역민들에게서도 나온다. 순례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기도와 격려를 받는데, 이번에 대전교구를 순례할 때는 타 교구임에도 불구하고 경유하는 본당과 성지마다 너무나 정성스럽게 이들을 맞이해주고 격려해, 걷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올해 청년도보성지순례의 주제는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였다.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젊은이들이 세속에서 벗어나 나를 비우고, 내 안에 하느님을 채워나가며,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울리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폐막미사에서 도보순례를 마친 청년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용훈 주교
 
 18일 폐막미사에서 제9기 청년도보성지순례단은 걷는 동안 바친 묵주기도 2만1,907단, 도보횟수 32만 4,747보 등을 미사 중 봉헌했으며 완주자와 우수조, 단기참가자들에게는 수료증과 배지 등이 수여되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이용훈 주교는 “우리 교구의 위대한 전통인 도보순례를 통해, 육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앙심을 단련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교회를 아름다운 터전으로 만들어 가는데 한 몫을 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주님을 향하여! 젊은이답게! 함께 달리자! 청년 신앙 파이팅! 청년도보 파이팅!”

 

 

김상민, 최호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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