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들을 추억해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9월 20일 수원교구 ‘선택’이 20주년을 맞이한 자리에 참석한 김창석(도마·79)·김영원(레지나·76)씨 부부는 지난 추억을 떠올렸다. 김창석 김영원씨 부부는 우리나라에 ‘선택’을 처음 도입한 ‘선택’ 1세대이다.
이날 행사에는 부부가 ‘선택’을 처음 도입하며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준비했던 노트가 전시됐다.
“처음 ‘선택’의 태동 당시는 전요한 신부님과 저희 부부를 비롯한 두 부부가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열의에 차 있었어요.”
각자 일정이 달라 일주일에 한 번씩밖에 만날 수 없었지만 6개월 동안 함께하며 연구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반복됐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알고, 사랑하고, 봉사하는 ‘속함’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밤낮 없이 뛰었다.
‘선택’은 우리 젊은이들이 가족의 중요성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느끼는 ‘속함’(Belonging)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성찰과 나눔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선택’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도 항상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요. 어느 날은 프로그램이 들어가기 전 한참 다툼이 있었습니다. 에세이 발표시간에 전요한 신부님께서 그렇게 싸우고 무슨 발표냐며 장난스레 약을 올리시기도 했지만 직접 프로그램에 들어가서는 실제로 우리가 싸운 얘기를 들려주니 반응도 더욱 좋더군요.”
부부가 ‘선택’을 도입한지도 30년이 다 돼간다. ‘선택’의 변화와 발전과 함께하며 젊은이들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부부는 지금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롤모델이 된다.
“얼마 전 드봉 주교님(안동교구 초대 교구장)께 찾아가서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주교님께서 ‘자기 자신이 열심히 살아서 남들에게 모범이 되라’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바로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라고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선택’ 프로그램은 ME 주말과 마찬가지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되며 ‘나눔’형식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나누는 가운데 속함에 대한 인식과 자신을 둘러싼 관계성에 대해 직접 느끼고 알도록 인도한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