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어도 따로 봉사할 시간을 못 내서 답답했었는데, 이렇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합니다. ” 허수영(루시아)
“(해 보시면) 별거 아닙니다. 기분 좋아요!” 백승복(다미안)
“제 피 뽑아서 필요한 형제, 자매에게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윤준식(세바스찬)
“제겐 많잖아요.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주희정(요세파)
한 달 여에 접어든 헌혈캠페인을 통해 교구 곳곳에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3월 14일. 사회에서는 ‘화이트 데이’로 불리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이날, 명학·오전동·인덕원본당에서는 보다 큰 사랑을 나누려는 이들로 인해 달콤한 향기가 가득했다.
명학본당에서 열린 캠페인에 참여해 직접 헌혈한 안양대리구장 윤종대 신부(▲위 사진 왼쪽)는 “사람들이 헌혈을 의외로 두려워하는데, 사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쉬운 선행임을 알게 된다”면서 “나도 언젠가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님의 부활에 함께 동참하자”고 전했다.
금정본당 류희윤(미카엘) 씨는 “헌혈 하고나서 먹는 초컬릿 파이만큼 달콤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뿌듯함을 전했고 같은 본당 김용선(시몬) 씨는 “건강상 이유로 직접 헌혈하지 못해서 참사랑을 전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동본당에서는 어깨에 띠를 두른 본당 빈첸시오 회원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캠페인에 참여케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이석성(안드레아, 오전동본당 사회복지분과장 겸 빈첸시오 회장)씨는 “아직도 피로, 음주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헌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움을 전하는 한편, “인근 본당의 신자들이 힘을 모아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한다.
타 본당에 사순 특강 강의 때문에 헌혈할 시간이 없었던 오전동 본당 주임 전합수 신부는 3장의 헌혈 증서를 내어 주며 지난 해 헌혈캠페인 때 했던 약속(당시 전 신부는 헌혈 부적격자 판정을 받았지만, 대신 며칠 후 다른 곳에서 꼭 헌혈을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을 지켰다.
부부가 나란히 헌혈대에 누워 사랑 실천에 동참한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내 한영미(이사벨라)씨는 “작년, 재작년에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었는데, 이웃들을 위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남편 성천우(바오로) 씨는 “군대에서도 헌혈차만 오면 도망을 다녔는데, 겁은 좀 나지만 두 아이(현동, 민기)들과 신앙의 힘으로 눈 딱 감고 헌혈을 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 왼쪽 사진: 함께 헌혈중인 성천우,한영미 씨 부부]
인덕원본당 권혁조(헨리코) 윤은진 씨 부부도 함께 헌혈과 장기기증에 동참했다. “신부님께서 사순시기 보속으로 이웃에게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라고 하셨는데, 늘 마음뿐이었다가 이렇게 캠페인에 참여해서 뇌사 판정을 받은 형제 자매를 위해 부부가 함께 장기 기증에 동참하게 돼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모자가 나란히 장기기증을 한 어머니 김은희(글라라)씨와 아들 최인승(다니엘) 씨는 “죽으면 없어질 육신인데, 사후에 좋은 일 할 수 있어 좋다”며 “사순 시기를 뜻깊게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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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명학본당에는 총 138명이 참여해 헌혈자 80명, 헌혈증서 125장, 장기기증자 93명을 기록했고 오전동본당에서는 75명의 헌혈자, 헌혈 증서 82장, 장기 기증 11명, 각막기증 1명이, 인덕원에서는 46명이 실제 헌혈을 했고 헌혈증서 47장이 봉헌되는 한편, 장기 및 조직 기증에 39명이 서약했다.
헌혈 캠페인이 이제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건강상태에 따라 어렵게 느껴지지만 쉽고, 또 쉽지만 어려울 수 있는 헌혈. 그러나 주님께서 몸소 실천하신 이웃사랑에 동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오는 21일에는 안산대리구 시화바오로·성포동·철산본당에서 캠페인이 실시될 예정이다.
김선근·김윤희·송재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