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보일러가 고장이 나 추워요. 돈이야 있으면 해결되지만...형편이 안되니 돈이 웬수지요”
가난한 이들의 천사가 되어 고장난 집 어느 곳이든 수리해 준다. 이웃의 주거환경을 무료로 개선해주는 봉사활동 단체, '사랑의 집수리 1004'의 활동에 따라나섰다. 4월 17일 공사를 한다고 알려 준 주소는 부동산에 물었는데도 나와 있지 않은 곳. 구불구불 골목 길, 옹기종기 모여지은 집들... 지금은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말 그대로 달동네였다. 집 찾기에 한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1004라고 적힌 파란조끼 입은 봉사자가 눈에 띄었다.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인데도 봉사자들은 연신 즐거운 표정으로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종교와 지역을 넘어 가난한 이웃들의 집을 고쳐주는 ‘사랑의 집수리 1004’는 보일러, 화장실교체, 수도와 도배까지 해준다. 종교보다도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이웃이 우선이라는 것. 작년에는 47가구, 올해는 벌써 30가구 째 수리를 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해외로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집을 수리하는 모든 기술자, 노동력, 물품, 그리고 비용 등은 모두 후원을 받아 운영된다.
명학본당 한보섭(베드로)씨 역시 4년전 부터 이 단체 봉사를 해왔다. “함께 같이 나누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한보섭 씨는 “해외로 원정을 가게 된다면 꼭 같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동네 행복만들기를 목표로 2005년 첫 활동을 시작한 '사랑의 집수리 1004'는 안양에 위치해 있다. 활동 첫 해 11가구의 집수리를 진행했고, 이후 봉사의 범위를 늘려 2008년에는 총 41가구의 노후된 집을 무료로 수리했다. 전기, 도배, 장판에서 보일러시공, 집기교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을 개선해주며, 모든 활동은 자원봉사와 후원으로 이뤄진다. 수혜자 선정은 대상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복지시설, 새터민, 이주노동자가정, 다문화가정, 독거어르신, 장애가정 등으로 주민센터, 노인복지센터 등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은 가정을 담당자와 전문가가 2차에 걸쳐 방문한 뒤 결정하게 된다. 도움 받을 가정이 선정되면 전기, 설비, 도배, 장판 등 전문팀별로 계획에 따라 집수리에 들어가며, 수리를 마친 이후에도 사후모니터링, A/S 등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 문의 :031-442-1050)
송재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