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 교육감과 김성제 의왕시장이 14일과 15일 ‘바오로’라는 세례명으로 영세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15일 안양대리구 포일성당(주임 박필범 신부)에서 열린 세례식에서 30여명의 본당 예비신자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10여 년 전부터 신앙인이 되고자 성당 문을 두드렸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다 이번에 영세한 김 시장은 “이제 세례를 받았으니 새 삶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가톨릭신자 정치인으로서 하느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전했다.
“남편이 시장에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큼 기쁘다”는 부인 이선희(로사)씨는 “남편이 세례 받을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이제는 아빠를 의왕시민에게 빼앗긴 것 같아 속상해하는 사춘기 딸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김 시장의 누나 김선경(실비아, 서울 서대문본당)씨는 “동생이 영세 준비를 하는 동안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을 실천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도록 은총 내려달라고 청했다.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성제(바오로) 시장과 부인 이선희(로사)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도 14일 수원대리구 영통성령성당(주임 정영식 신부)에서 세례를 받았다. 김 교육감은 평소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본당 주임 정영식 신부와 부인 엄소현(바울라)씨의 도움으로 영세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 교육청 수장과 자치단체장의 잇따른 세례 소식에 대해 교회 내에서는 축하와 더불어 언제나 자신이 천주교 신자임을 잊지 않고 교회와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역할 할 공직자가 돼 달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박필범 신부는 “정치인들을 보면 신념, 가치관의 기준이 지극히 세속적인 경우가 많다. 시장,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앞서 신자로서, 하느님 자녀로서 해야 할 일들을 우선으로 했으면 좋겠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충실한 신앙인이자 공직자, 시장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왕곡본당의 한 신자는 “교회와 세상 양쪽의 삶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 정치인이 많아진다는 건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신자 정치인이 무조건 교회의 편을 들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교회가 옳은 일을 옳다고 힘주어 말할 때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강직한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는 거다. 사리사욕에 앞장서지 않는 정치인, 사랑이신 하느님을 본받아 세상에 봉사하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윤희 명예기자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