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이성효 리노 보좌주교, 서한을 통해 교구민에게 감사의 인사전해
“‘지금부터 나는 나를 이렇게 부르신 하느님의 뜻을 찾아 볼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모습을 묵상하며 위로를 받습니다.”
지난 2월 7일 임명된 수원교구 이성효 리노 주교가 교구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했다.
이성효 주교는 주교로서 교구민들에게 처음으로 발표한 서한을 통해 “안식년 중에 주님과 교회의 놀라운 부르심을 받았다”면서, 코린토에 처음 도착한 바오로 사도의 고백처럼 지금은 ‘무척 두렵고 떨리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이 주교는 평소 닮고자 했던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삶과 말씀을 자주 묵상하게 된다고 말했다(보좌 주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이 모두 교부학이다). 성인이 늦은 나이에 서품을 받으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했듯이, 맡게 될 소임이 두렵지만 자신도 주님의 뜻 안에서 도우심을 청하며 앞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교구장 주교와 사제단, 교우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님께 맡기며 기도하라’고 격려한 교구장 주교와 동료 사제들이 있기에 맡겨진 소명을 성실히 수행할 용기를 얻는다며, 또한 끊임없이 기도해 주시는 교우들의 마음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이성효 리노 보좌주교의 서품식은 2011년 3월 25일 금요일 오후 2시,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교구 대표 4명도 지면을 통해 신임 보좌주교에게 환영의 인사
이에 앞서, 교구 총대리 이영배 안토니오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와 평신도 대표도 이성효 보좌주교에게 지면으로 인사말을 남겼다.
총대리 이영배 신부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는 희망의 땅인 우리 교구에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는 말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학자이자 많은 사제들의 스승이었던 주교의 임명으로 우리는 영적인 양식을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용 바르톨로메오 수원대리구장 신부는 “보좌주교의 임명으로 교구 발전에 새로운 기틀이 마련되게 되었다”말하고, 하느님의 명에 순명했기에 오늘의 기쁨이 있다며 주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보좌주교에게 가르침을 받은 유정수 루카 신부는 신학교 시절 보여준 소탈함과 학문적 열정, 그리고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을 기억하며, 기도 안에 늘 함께 하겠다는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또, 교구민을 대표해 수원평협 변영철 마태오 회장도 인사의 말과 함께 축하를 보내고, “양떼를 생각하는 목자의 마음으로 교구민들을 이끌어 달라”며 평신도들은 기도와 협조로써 힘이 되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성효 주교 서한 전문>
주님은 당신이 이루신 일을 기뻐하시리라(시편 104)
이 성효 리노 보좌 주교
여러모로 부족하기 그지없는 제가 교구의 보좌 주교 임명을 받고 이렇게 존경하는 교구민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저는 짧은 기간의 본당 주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사제양성에 전념하였습니다. 안식년을 맞이하여 학문과 영적 성숙 등에 대한 여러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던 중에 주님과 교회의 놀라운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코린토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1코린 2,3)라고 고백한 심정이 지금 저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방황하던 성인께서는 33세라는 늦은 나이에 세례를 받은 후 모든 부귀영화를 뒤로하고 고향 타가스테로 돌아와 복음적 열정을 불태우셨습니다. 성인께서는 수도원을 건설하여 일생 평범한 수도자로 그곳에서 지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히포의 주교 발레리우스의 눈에 띄어 그 교구의 사제로 37세에 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나의 뜻은 수도원에 있었지만, 지금부터 나는 나를 이렇게 부르신 하느님의 뜻을 찾아 볼 것이다”라는 아름다운 고백을 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제가 맡게 될 소임을 생각하면 여전히 두렵습니다. 그러나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주님께 맡기며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며 격려와 용기를 주신 교구장 주교님 말씀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의 부족함을 널리 이해하며 이끌어 주셨던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 사제들이 계시기에 저에게 맡겨진 소명을 성실히 수행할 용기를 얻습니다. 끊임없이 저와 교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사랑하는 교우님들의 희생과 봉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사도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주님의 도우심과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한 발 한 발 앞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겠습니다. 교구장님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치’란 사목 표어를 바라보면서, 교구의 일치와 화합을 이루기 위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도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