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의 참 의미, 세상에 나가 빛을 전하라
도로공사중이라 복잡한 길을 지나니 꽃을 든 어른들이 들어가는 길목에서 소화데레사 성녀상이 반긴다.
2월 18일 학교법인 광암학원 소화초등학교(교장 김미리 수녀·경기도 수원시 원천동)의 제63회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식이 거행되는 강당에는 재학생들과 축하객들이 미리 앉아 있었다. 이사장 이용훈 주교가 입장한 후 졸업생과 부모가 손을 잡고 담임선생님을 따라 입장했다.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한자리에서 졸업식을 하는 근래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성가로 시작된 졸업식은 국민의례와 졸업생의 기도로 이어졌다.
교장 김미리 수녀는 회고사를 통해 “하느님은 항상 너를 보고 계시며 사랑해주신다. 예의바른 마음으로 남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라. 이 두 가지를 항상 기억하라”고 정든 교정을 떠나는 제자들에게 당부 하였다.
이사장 이용훈 주교는 축사에서 “6년 전 몸도 마음도 어렸던 학생들이 이제 의젓하고 든든하게 자라나 기쁘다. 부모님들과 설립이념에 따라 학생들이 지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숙해 질 수 있도록 보탬을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졸업생들은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주기 바라며 소화의 영원한 동문으로서 소화 발전에 기도하고 찾아와 함께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화초등학교의 졸업식이 여느 졸업식과 또 다른 점은 졸업생 107명 모두가 부모님을 동반하여 차례로 단상에 올라 이 주교가 학부모에게 공로상을, 교장 수녀가 학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는 모습이었다.
시상이 진행되는 동안 스크린에는 해당 학생의 어린 시절과 학교생활 모습이 비춰졌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시상식이 끝나고 ‘빛의 의식’이 시작 되었다.
‘너희는 세상에 나가 또 하나의 빛을 전하라’는 멘트를 따라 교장수녀가 부활초에서 불을 붙여 선생님들에게 전하고 이 불은 부모님들에게 전달되었다.
또한 졸업생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꺼내 부모에게 전달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여기저기 소리를 내어 우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졸업의 노래와 교가제창 후 이주교의 강복으로 모든 순서가 끝났다. 이용훈 주교와 교장 그리고 모든 선생들이 퇴장하는 아이들 하나하나 손을 잡아주며 격려 하였다.
졸업생 임태현(베드로)군은 “2교시 후에 있는 ‘중간 놀이’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고 회상하며, 다른 학교에는 없을 것이라 자랑하였다. 함께 공로상을 받은 어머니 김명희(아녜스) 씨는 “엄마처럼 따스하게 감싸주는 학교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이 학교에 보내게 되었다”며 의젓해진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감격해 하였다.
졸업철을 맞아 시끄러운 요즘 세태를 볼 때 진정한 졸업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화초등학교 졸업식 풍경이었다.
소화초등학교는 ‘1934년 소화강습회’를 모태로 하여 개교한 학교로, 천주교 수원교구 학교법인 광암학원이 운영하고 있다. 소화초등학교에서는 버릇고치기, 명상의 시간, 종교교육 등 가톨릭정신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다.
조정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