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주교’, ‘나무를 사랑하는 주교’로 잘 알려진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한국천주교회 모태인 여주군 산북면 앵자봉 정상 부근 동쪽 ‘주어사 터’ 오르는 길 양 옆에 천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감사기도를 올렸다.
최 주교가는 4월 1일부터 사흘 동안 자신이 사목하는 성남대리구 퇴촌본당 산북공소(회장 김진영) 공동체 10여 명과 함께 느릅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인 ‘느티나무’ 1,300여 그루를 심었다.
이번 식목 행사는 최 주교가 교구장 재임 시 교구청에서 기르던 느티나무를 2010년 11월 백자리 공소 터에 가식해 놓았다가 옮겨 심는 작업으로, 느티나무는 여주군 산북면 하품1리 마을 어귀 산행이 시작되는 ‘문바위’에서 ‘주어사 터’까지 5m 간격으로 길 양편에 심겼다.
나무심기를 마친 후 최 주교는 “한국천주교회사에 길이 빛날 한국천주교회의 모태인 ‘주어사 터’가 산북공소 관할지역 내에 있기에 산북공동체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장수목(長壽木)인 느티나무를 적기에 아무 사고 없이 심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이 기회에 청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한 최 주교는 “우리 산북교우들과 많은 신자들이 이벽·권철신·권일신·이승훈 등 신앙선조들과 ‘하느님의 종’ 125위의 시복시성을 위하여 시복시성특별위원회가 만든 기도문을 매일 바칠 것”을 청했다.
산북공소 김진영(안드레아) 회장은 “식목 후 너덧 해가 지나면 느티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정자나무 역할을 해 특별한 순례 코스가 될 것”이라며, “또 가을에는 느티나무 이파리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주군은 지난 3월, 수십 년 전 숯가마 터로도 사용된 바 있는 ‘주어사 터’ 요사(寮舍)채가 있던 다섯 곳에 안내 표지판을 세워, 이곳이 한국천주교회 선각자들의 ‘강학(講學)’ 장소임을 밝히고 있다.
※‘주어사 터’ 순례 문의: (031)548-2280 산북공소
성기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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