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극기의 사순절을 마치고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듯이 마른 나뭇가지에서 솟아나는 파릇한 새싹들과 새들의 지저귐 소리에 봄이 무르 익어간다.
오월이 되면 우리 교회는 성모님을 생각하며 설렌다. 각 공동체마다 부활 축제의 기쁨과 더불어 보람되고 즐거운 행사들 준비에 바쁘다. 하지만 봉사자들이 기쁘게 모이고 함께 기도하고 의논하는 시간 속에서 자칫 주님과 함께하지 못하고 지극히 세속적인 기획과 생각들로 빠지기 십상이다. 기도하는 봉사자가 아닌 기계적이고 봉사를 위한 봉사자가 되어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5)라고 하신 말씀처럼 주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나를 내려놓고 주님을 나의 중심에 모시면서 봉사의 길을 갈 때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 오월이다. 허리 굽혀 발밑을 자세히 바라보자. 사람들이 물과 비료를 주지 않았어도 연약한 새싹들과 작은 들꽃은 만개한다. 하느님의 창조는 현재도 계속되지 않는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봄을 보면서 현재 존재하시는 주님께 귀 기울여보자.
이윤창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