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수원성지 달빛순례(제3코스)
작성자 : 조정현베네딕토
작성일 : 2011-06-04
조회수 : 606
수원성지 달빛순례, 6월의 첫 금요일에는 마지막 순환코스인 제3코스로 수원화성의 동남쪽을 순례했다.
수원성지 성모자상 앞에 모인 순례객들은 오늘도 성지 전담 나경환(시몬) 신부와 수원성역화기도로 순례를 시작했다. 나 신부는 “아름다운 성이라는 의미의 화성은 버드나무 형태로 설계되었다”고 말하고, 또한, “수원화성의 정중앙이며 옛 8부자 터였던 이곳이 이제는 천상부자들이 사는 성지로 되었음에 더욱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영광의 신비 묵주기도를 드리며 순례객들은 종각을 향했다.

종로사거리에 위치한 종각은 정조 임금이 수원을 고향이라 여겨 고향사람이라는 의미로 ‘여민각’이라 했다고 한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쳤던 정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종로사거리는 다산 정약용이 십자로라 칭해 다산의 십자가사상을 드러낸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토포청 앞 사거리로 통행이 많던 곳이라 박해 때 종을 쳐 사람들을 모은 후 천주교인들을 참수했던 순교지였으며, 이날 모인 순례객들은 순교자들을 위해 촛불을 켜고 기도를 드렸다.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옛길을 따라 형옥이 있던 곳에 이른다. 둥근 담으로 둘러져 있던 형옥은 평민순교자들을 가두었던 곳이며, 많은 순교자들이 굶겨 죽이는 ‘아사형’으로 목숨을 잃었던 곳이었다. 지금도 이곳은 ‘옥거리’라 불린다.

다시 기도를 드리고 순례객들이 향한 곳은 화성의 남쪽 대문인 ‘팔달문’이다. 전쟁 중에도 파괴되지 않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팔달문은 옛날 북쪽 대문인 장안문과 더불어 시장터가 형성되었던 곳으로, 종을 치며 성문을 열고 천주교인들을 끌어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팔달문 밖 장터에서 순교자들을 장살형으로 처형하였던 곳이었다. 보물 제4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다음 순례지는 남암문터. 수원화성에는 양반들이 드나들던 4개의 대문과 상인 천민 평민들이 드나들던 5개의 암문이 있었다. 현재는 남암문을 제외한 4개의 암문이 남아 있다. 남암문은 화서문과 함께 시구문이라 불리는데 아사형으로 순교한 시신을 내가던 곳이었으며, 또한 암문에는 순교자들의 목을 메달기도 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