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설정 50주년을 지향하며 교구민의 내적 복음화를 위해 교구 복음화국에서 주최한 ‘제18회 교구 성경 잔치’가 10월 9일 효명중학교 체육관(광암관)에서 개최됐다.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루카 4, 19~21)’ 라는 구호가 드리워진 체육관 안에는 성경 잔치의 열기가 가득했다.
‘성경 봉헌식’으로 문을 연 이날 일정은 ‘성경 경시대회와 제2회 가족별 성경 암송대회’로 이어졌다.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고태훈(스테파노) 신부는 대회에 앞서 있은 격려사를 통해 “오늘 이 대회는 1등을 하기 위한 시험이 아닌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이어서 각 본당별로 참여한 성경 경시대회 참가자들은 50분간 성경 경시대회를 치렀다. 작년보다 어려웠던 것 같다는 신자들은 특히 성경구절을 외워야만 풀 수 있었던 주관식 문제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성경 경시대회에 참석한 대천동본당 우근택(대건안드레아·78세)씨는 “매주 평화신문과 가톨릭신문을 숙독했고, 성경공부와 레지오, 연령회 등의 본당 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익힌 실력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하고, “나이 든 사람이 성경잔치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축복이며, 성경을 공부하면서 지혜와 슬기를 얻게 될 뿐 아니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 생활이 더욱더 돈독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경시대회와 성경 암송대회 예선 후에는 다함께 ‘한마당 축제’가 이어졌다. 또한, 성경 암송 체험수기도 발표됐다.
한편, 성경 잔치가 실시된 체육관에는 성경 필사 뿐만 아니라 조각, 알공예, 전각, 사진, 분재, 자수, 부채, 병풍 등이 함께 전시되었는데, 2011년 6월에 선종한 안양대리구 중앙본당 故남순자(로사) 씨의 필사 노트가 ‘다 이루었다!’라는 팻말과 함께 전시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했다. 남씨는 2009년 5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약 1년반 동안 기력이 다할 때까지 열심히 성경을 필사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또한, 안산대리구 상록수본당의 정부현(모세) 씨의 ‘내가 만든 그림 성경’과 평택대리구 비전동본당의 유영석(베네딕토) 씨의 ‘말씀 NIE’, 성남대리구 신영순(소피아) 씨의 3개 국어 필사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전시된 작품들은 수준급 이상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출품자가 오랜 기간 기도와 시간, 열정을 쏟아 부었음을 가늠케 하기에 충분했다.
파견미사에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는 “성경잔치를 통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감동을 받고 반성을 하면서, 교회가 들려주는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각 가정에서 성경말씀을 통해 성령의 지혜를 받고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희망을 증언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주님께 청하자”고 말했다.
미사 끝에는 ▲성경 경시대회 ▲성경 필사 ▲성경 작품 부문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다.
특히 경시대회와 필사 부문에 각 대리구별 우수 본당상을 선정해, 보다 많은 이들이 말씀 공부에 더욱 맛들일 수 있게 했다. 또 예년에 비해 경시대회 평균 점수가 전체적으로 향상돼, 교구민들의 성경 실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이 있었다.
성경 경시대회 일반부 최우수상은 동천성바오로본당 황진순(카타리나) 씨가 영예를 차지했다. 최우수 본당상은 수원대리구 권선동본당이, 우수본당으로는 안양대리구 중앙본당과 용인대리구 신갈본당이 선정됐다.
또 대리구별 우수본당에는 성남대리구 분당성루카본당, 수원대리구 서호본당, 안산대리구 와동일치의 모후본당, 안양대리구 평촌본당, 용인대리구 상현동본당, 평택대리구 동탄부활본당이 선정됐다.
최고령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은빛상은 발안본당 김순학(아가페, 89세) 씨가, 최연소 참가자인 수지본당 유승환 (세바스찬, 9세) 군은 꿈나무상을 수상했다.
유승환 군은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배우고 익힌 실력으로 엄마를 대신해서 출전했다.”고 말하고, “아직 주님을 모르고 계신 아빠가 이번 기회에 함께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기쁨의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교구장 축복장을 수여받은 성경 1회 완필자는 145개 본당 546명, 2회 이상 완필자는 90개 본당 167명에 이르렀다.
성경 필사 부분 최우수상은 안산대리구 상록수본당이 수상했으며, 필사기간 동안 최다 완필자를 기록하여 대리구별 우수본당으로 선정된 성남대리구 퇴촌본당·분당성요한본당, 수원대리구 북수동본당·율전동본당, 안산대리구 대학동본당·상록수본당, 안양대리구 금정본당·중앙본당, 용인대리구 반월성본당·죽전본당, 평택대리구 향남본당·송탄본당은 표창패를 받았다.
전신자가 함께 성경을 필사한 9개 본당(광남동본당, 구성본당, 동천성바오로본당, 모현본당, 미양성요한비안네본당, 봉담성체성혈본당, 분당성요한본당, 송서본당, 이천본당)에게는 특별상이 수여됐다.
성경관련 작품 부문에 대한 시상도 실시됐다.
최우수상은 신흥동본당 초등부주일학교의 협동작품 ‘성경모자이크’와 ‘복음카드 북아트’가 차지했다. 우수상은 소하동본당 신종배(요셉), 분당성마르코본당 이미형(요셉피나), 오전동본당 진준남(에드몬드) 씨에게 수여됐다.
성경잔치에 참여한 신자들은 성경 경시대회의 수상 여부를 떠나 성경을 통한 친교와 복음의 장에서 하루 종일 하느님 말씀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는 행사장에 일찍 도착해 광암관에 전시된 성경필사본들과 성경 창작품들을 관람하며 지극한 관심을 드러냈다.
교구 복음화국은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며 ‘한 바가지 마중물을 준비합시다’라는 코너를 신설하고, 홍보전산실과 연계하여 올해 초부터 주보 3면에 ‘성경’에 관한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신자들은 주보에 게재된 ‘이주간의 읽을 말씀’을 읽고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느낌을 일기장 형식의 노트에 적어 제출했으며, 이는 이날 전시되어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교구 복음화국에서는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성경을 읽고 일기를 쓸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효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