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학교부설 이성과 신앙연구소의 ‘학술발표회’가 10월 19일 수원가톨릭대학교 하상관에서 ‘동양의 경천애인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주제로 열렸다.
학술 발표는 ‘경천애인의 유교적 함의와 그리스도교적 이해(발표 : 이근덕(헨리코·화서동성당 주임∙중국철학) 신부 / 논평 : 유희석(안드레아∙하상신학원 원장) 신부)’와 ‘중세 그리스도교 신경의 역사적 변천 연구(발표 : 황치헌(요셉∙역사신학) 신부 / 논평 : 송용민(사도요한·삼산동성당∙기초신학) 신부)’의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발표와 논평으로 진행됐다.
이날 격려사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실질적인 의미와 그리스도의 삶에 녹아들어가는 하느님을 상제 천(天)으로, 그리스도 하느님을 인격적 주제자 천(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내용을 단편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는 ‘신경’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그리스도 신경 역사’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된다”면서, “오늘의 결실이 진리 수호와 신앙의 초석이 되고 삶으로 이어져, 가톨릭대학교가 학술전당으로 도약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이용화(프란치스코) 신부는 축사를 통해, “‘경천애인’(敬天愛人)은 원시 유학에서 고전적 의미를 심리학적으로 고찰하여 그리스도인의 삶에 접목해야 한다. 또한, 사람을 다스리는 자는 모든 이가 인정하는 그리스도의 실천적 삶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세 신경’은 그리스도 역사의 변천인데, 가톨릭, 개신교, 동방 그리고 서방의 신앙의 뿌리를 찾는데 올바른 인식을 해야 한다”며, “이성과 신앙연구소가 계속적 발전하여 학문적 산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 ‘경천애인과 유교적 함의와 그리스도교적 이해’를 발표한 이근덕 신부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의 고전적 의미에서 중국 사상의 ‘天’은 자연계를 의지적으로 주재하는 인격적 존재인데, 통치자는 힘의 원천인 동시 백성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 존재이다. 또한 ‘敬’은 통치자의 품성과 관련을 맺고 있으며, ‘人’은 백성을 지칭하는데 역사의 문헌에는 경천애민(敬天愛民)으로 표현되었으며, 경천은 통치자 애민으로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을 가르킨다”고 말했다.
또 “‘敬天의 성리학적 함의’에서 天은 세상을 다스리고 운행되는 보편적 원리요, 법칙이기에 성리학자들은 천리(天理)라 말했으며, 천리가 사람에게 적용된 것이 성(誠)이어서 성이 곧 천리(天理)이다”라고 했다.
“誠은 성리학자들이 말하는 하늘의 도리로서, 진실하여 거짓됨이 없는 것으로 보편적 원리를 변함없이 적용한다”고 말한 이근석 신부는 “성은 노력하는 사람의 도리이며 경은 내 마음의 의지를 다스리고 자신의 도덕적 자의식을 잃지 않는 것인데, 성과 경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길러 ‘하늘과 합의를 이루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덕 신부는 또한, “‘愛人의 성리학적 함의’는 ‘애인’을 인(仁)의 실천적 방편을 제시하고 공자와 맹자를 통해 인이라는 추상적이고 포괄적 개념으로 포섭되는데 인간이 깨닫고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경지의 표상으로 정의된다”며 “성리학 의미에서 애인이란 인의경지에 도달하기위한 방편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경천애인’의 그리스도적 이해는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자의식을 항상 잃지 않고 삶의 의미를 바르게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들에게 보편적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기본 행위와 관련되고 자신을 일깨우는 경(敬)은 성경말씀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있어라(마르 13,33)’와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는 사랑을 계명을 실천해야 할 사명이 있는데, 사랑은 愛와 맥락을 같이하여 결국 愛人은 하느님 사랑을 근거로 공정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상호간에 사랑을 실천 하는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황치헌 신부는 ‘중세 그리스도교 신경의 역사적 변천연구’라는 두 번째 주제를 통해, ‘▲ 에페소 공의회(‘예수그리스도의 육화’와 ‘하느님의 어머니’) ▲칼케톤 공의회 신경 ▲칼케톤 공의회 이후 로마 교황과 교회회의 및 공의회의 신앙고백”에 대해 발표했다.
황치헌 신부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제3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까지 신경의 역사는 그리스도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공의회 이전에는 ‘예수의 출생, 수난 그리고 부활’에 초점을 두었다면, 니케아 공의회 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콘스탄티노플 공의회 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함께 성령의 신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에페소 공의회 때에는 육의 위격적 결합과 하느님의 모친이 정통신앙으로 고백되었는데, 칼케톤 공의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두 본성(인성과 신성)에 하나의 위격에 대한 선언을 한다”고 말했다.
또 “뒤를 이은 공의회들과 교황들의 개인적인 신앙고백들에서도 ‘신경’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볼 수 있는데, 마지막으로 제3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는 두 본성적 의지와 활동을 고백하였다”며 “이 과정에서 벌어진 성직자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나,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업적과 가르침, 수난, 죽음 그리고 부활보다는 그분의 강생, 존재양상, 양태에 큰 관심을 두며 교회의 신앙을 규정하려 했기에, ‘예수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이들 공의회의 결정으로 신앙 고백들 안에서 고전적 그리스도론이 정리되었으며, 교회는 아직도 그 신경을 전수 받아 교리 때에, 세례 때에 그리고 전례 때에 고백하게 된 배경에는 수많은 교부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발표하였다.
‘경천애인과 유교적 함의와 그리스도교적 이해’의 논평을 맡은 유희석 신부는 “논문의 참고 문헌에는 어려운 중국책만 있고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자료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을 제시한 근거와 대비시켰다면 이해가 수월하고 발전적이지 않았겠냐”고 논평했다.
‘중세 그리스도교 신경의 역사적 변천 연구’에 대한 논평을 맡은 송용민 신부는 “우리 신앙의 신경의 교의적 결정 과정이 교회일치 운동에 직접적 동기부여보다는 가톨릭교회 밖의 세속적 관점에서 비판의 여지를 준 점도 적지 않다”면서, “올바른 신경에 대한 인식을 위해 우리교회 평신도들의 논쟁과정을 이해시킬 수 있는 관점을 강조하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송재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