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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권선동본당의 사랑의 김치담그기

작성자 : 조정현베네딕토 작성일 : 2011-11-20 조회수 : 653

 
   날씨가 쌀쌀해져가는 요즘 각 가정의 제일 걱정거리가 김장이다. 더구나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걱정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본당에서 나섰다. 벌써 여러 해 동안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김치담그기’ 행사. 수원대리구 권선동본당(주임 현민수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지하는 이틀째 자매님들의 웃음소리로 요란하고, 입맛 다시게 하는 양념 냄새는 코를 찌른다.
 
   11월 19일 오후 배추 절이기부터 시작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는 20일 오전 8시 반부터 절인 배추를 씻고, 배추 속에 들어갈 무채를 버무리고, 배추 속을 넣는 등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자매님들의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남을 돕는 일은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러기에 자매님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자매들이 김장을 만드는 동안, 형제들은 배추를 나르고 포장하는 등 힘쓰는 일에 나섰다.
기자도 예외일 수 없었다. 팔을 걷고 배추를 날랐다. 절여진 배추는 예상보다 무거워 등에서는 땀이 흘렀다. 그러나 이 김치를 맛있게 드실 분들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배추가 무겁게만 느껴진 것은 아니었다.
 
   본당 사회복지분과(분과장 박재순 요셉)와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회장 엄정섭 안토니오) 주관으로 실시된 ‘사랑의 김치담그기’에서는 올해는 460포기의 김장을 담그게 되며, 김장은 장애교우, 홀로사시는 어르신들과 영세 교우 등 총 92가정에 배달하게 된다.
 
   배추 100포기를 기부한 사회복지분과장 박재순 씨는 옷에 고추가루를 묻혀가며 포장에 열심이고 조금 늦게 온 오명자(안젤라) 자매는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얼른 김치 속을 버무리는 대열에 합류한다.
 
   현민수 신부가 함께 동참하려고 짬을 내어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후 대열에 합류하자 자매들이 환호 한다. 예사롭지 않은 현신부의 손놀림에 모두들 놀라워했다. 곧이어 원장수녀도 합류하자 그 많기만 하던 절인 배추 더미가 어느새 빨간 김치로 변해 있었다.
 
   계획된 박스포장이 다 끝나고 이어진 점심시간, 반찬은 두부국과 새로 버무린 김치 그리고 절인 배추뿐이지만 봉사하는 기쁨이 더해져 그 어느 식사보다 맛있었다.
 
   배달은 지역별로 회원들이 분담하기로 했다. 사회복지기금과 빈첸시오 기금에서 별도 마련한 쌀도 함께 배달하기로 하였다.
 
   사회복지분과 차장 김기훈(디모테오) 씨를 따라 나섰다.
   올해 새로 추가된 가정들이 있어서 각 가정을 찾아다니며 배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첫 번째 가정에 전화를 하자 할머니 한 분이 골목어귀로 나오셨다. 따라 들어간 집은 단독주택 반지하였다. “뭐 좀 드려야 할텐데..”하시며 연신 고마워하신다. 맛있게 드시라 인사하고 나오는데 가슴이 찡하다.
   두 번째 집을 방문하자 고물을 주워 와 만지시던 허리 굽은 할아버지가 우리를 반긴다. 지하방에 배달하자 어린 손녀가 따라 나온다. 다른 가정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권선동성당 주위는 대부분 아파트여서 잘 몰랐는데,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도와드려야 할 어려운 가정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전달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 따라 나섰는데 차마 셔터를 누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김기훈 씨가 이야기한다. “번거롭고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 보람이 느껴지네요.”
 
   배달을 모두 마치고 본당으로 돌아가니 4시 미사시간이었다. 힘들지만 그 어느때보다 가슴이 따뜻한 하루였다.
 

조정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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