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아침 6시 40분 겨울에 접어들어 밖은 아직 깜깜한데 권선동성모승천순례단은 디딤길 순례를 위해 소성당에 모여든다.
주임 현민수(토마스 데 아퀴노)신부는 날씨가 추워 걱정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걸으면 도착 후 기쁨이 더 클 것이므로 주님께 의탁하고 대림의 의미를 생각하며 잘 다녀오라”며 강복을 주었다.
총 112명 중 101명이 참가한 이날 제4차 디딤길 순례는 은이성지에서 골배마실성지까지 그리고 단내성지에서 어농성지까지 총 10.8Km를 걷는 것으로 일정이 약간 수정됐다.
은이성지로 이동하는 동안 해가 떠 오른다.
은이성지에 도착하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준비운동을 하고 시작기도를 드리고 십자가의길을 둘러본 후 골배마실 성지로 출발하였다.
성소의 요람 은이성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남곡리에 위치한 은이성지(전담 양형권 바오로 신부)는 성 김대건 신부가 세례성사와 첫영성체 그리고 신학생으로 선발된 곳이며 사제서품후 귀국한 김대건 신부의 첫 사목지역이자 마지막 미사를 봉헌한 곳이기도 하다.
은이란 '숨어 있는 동네'라는 뜻으로 박해시대 숨어살던 천주교 신자들에 의해 이룩된 교우촌이었다. 은이공소는 김대건 신부의 본당역할을 한 곳이며 그의 땀이 배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은이성지로 이동하는 동안 해가 떠오른다.
은이성지에 도착하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준비운동을 하고 시작기도를 드리고 십자가의 길을 둘러본 후 골배마실 성지로 출발하였다.
은이성지에서 삼덕고개쪽으로 들어서자 눈이 더욱 내려 모두들 환호성을 지른다.
곧이어 시작된 삼덕의길.이 험한 산길은 김대건신부가 생전에 밤으로만 넘어 사목활동을 하던 길이며 순교 후에는 미리내로 유해를 모셔 갔던 길이기도 하다.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며 산길을 오른다.
숨이 차오를 즈음 신덕고개 정상에 다다른다. 표지석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기도를 드린다. 왼쪽 어두리 고갯길을 올라 골배마실 성지로 향한다. 어두리 고개에서 휴식을 취하며 음료와 간식을 먹었다. 헬기장으로 내려와 잠시 쉬며 간단한 게임을 하며 몸을 풀었다.
다시 골배마실을 향해 내려가는 길에 내리는 눈이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며 우리 순례단을 반겨준다.
골배마실성지에 도착하여 김대건 신부상 앞에서 기도를 드렸다.
골배마실성지
골배마실성지는 용인골프장내에 위치하고 있다. 골배마실이란 지명은 옛날 깊은 산중으로 뱀이 많은 지역이라 ‘배마실(현 양지성당 소재지)'이라 불리던 동네의 골짜기 안쪽에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김대건 성인과 가족들이 이주해 와 살던 집터이다. 소년 김대건의 향취가 남아 있는 곳이며 성소의 꿈을 키우던 장소이다.
골배마실성지를 나와 버스를 타고 단내성지로 갔다.
아름다운 단내성지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에 있는 단내성지는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정은 바오로와 그의 손자 정베드로의 고향이자 유해가 묻혀 있는 곳이다. 단천리는 또한 한국에 교회가 세워지던 1784년 이전부터 천주교가 들어와 있던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우촌이었다. 단체순례객들을 위한 영성관을 건립하여 가정 성화를 위해 순례하는 성가정성지로 관리하고 있다.
정은 바오로와 정베드로 순교자 묘소를 참배하고 순례단은 어농성지를 향해 길을 나선다.
농로를 따라 들길을 걷다 포장도로를 걷기도 하며 송갈2리회관에 도착하여 휴식시간을 가졌다.
다시 농로를 따라 산을 끼고 돌아 가니 어농성지 표지판이 보인다.
청소년 청년을 위한 신앙의 못자리 어농성지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어농3리에 위치한 어농성지(전담 김태진 베난시오 신부)는 한국교회에 최초로 성직자를 모셔오기위해 중국을 세번이나 왕래한 조선교회의 밀사 윤유일 바오로와 그 일가족의 묘가 모셔져있다.
주문모 야고보신부와 강완숙 골룸바 등 총 17분의 순교자를 현양하고 있다. 어농이란 말은 '농사 짓기에 알맞은 땅'이란 뜻으로 박해당시 교우들이 숨어들어와 농사를 짓고 신앙을 지키며 뼈를 묻은 곳이다. 2007년 청소년성지로 선포되어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어농성지에 도착하여 바로 순교자 묘소를 참배하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성지를 둘러보며 휴식을 취한 후 성지성당에서 성지전담 김태진(베난시오) 신부로부터 성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태진 신부는 권선동성당와 깊은 인연이 있다면서, 우리를 고향친구라 칭했다.
김태진 신부는 “성지순례를 하며 단순한 성지관련 지식 습득보다는 내가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 한 명이라도 용서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는 아기 예수님께 드리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라고 하며 우리 모두에게 기쁜 성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날은 2011년 마지막 순례이고 시간적 여유도 있어 지난 순례길 동영상을 보고 모두들 조별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딤길 순례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소감을 말하였는데 놀라운 사실은 모두들 건강에 자신 있는 신자라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무릎 수술한 교우, 허리 수술한 교우, 발목 수술한 교우 등 자신의 의지와 체력을 시험하기위해 도전한 교우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지금까지 사고없이 4차례의 순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이라는 공통된 소감이었다. 모두들 박수를 쳐주며 서로를 격려 하였다. 또한 최고령 참가자(유옥순 마리아,74세)와 최연소 참가자(유예찬 베드로,10세)에게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4차 여정
은이성지도착 08시/ 은이성지출발 08시30분 -> 신덕고개 휴식(약 2.2Km ,09시 도착) ->헬기장 2차휴식 (약 2.9Km지점, 9시35분도착 / 9시50분 출발) -> 골배마실성지 (약 4.8Km지점,10시10분도착/ 10시30분출발) -> 단내성지(도착 11시11분/출발 11시30분)-> 송갈2리회관 휴식(약 4.7Km 지점,도착12시46분/출발 12시55분)->어농성지 (약 6KM지점, 도착 13시11분)->어농성지출발 17시15분->성당도착 18시44분
다음 5차 디딤길 순례는 2012년 1월14일 미리내성지에서 은이성지까지 21Km를 걷게 된다.
*성지설명 각 성지 홈페이지와 성지안내서 참조 인용
조정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