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상파 채널에서 역사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삼형제가 천진암 강학회 모임을 통해 천주교를 접하고 모두 세례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특히 정약종은 ‘주교요지’ 라는 교리요약 책도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에 입교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당시 조정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을 조상을 버리는 불효자 집단으로 보고 탄압하기 시작했고, 삼형제 역시 이때부터 각기 다른 운명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정약용 삼형제 중 정약종은 끝까지 천주를 믿는다하여 서소문 밖에서 시퍼런 칼날에 두 번이나 목이 잘려 순교했다. 정약전은 흑산도에 유배돼 그곳에서 학문을 가르치며 비밀리에 천주교를 전파, 하느님을 버리지 않고 살아갔다.
정약용은 당시 임금인 정조와 백성들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말년에는 주위사람들에게 천주교를 알리는 전도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어쩌면 당시 이들은 각기 다른 삶의 가치를 생각하며,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원했을지 모른다.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신’의 존재는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의 한국교회가 있기까지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가?
천주교가 전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간, 아직 하느님에 대한 신앙심이 깊이 뿌리내리게 하지 못했던 그들은 우선 어려운 백성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나라를 위해 한평생 바치기를 원했던 애국자이길 바라진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삼형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신분의 구별 없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고 하신 그 말씀을 실천한 특별한 신앙인으로 기억 될 것이다.
김현풍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