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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본당추억의 군고구마를 나누다

작성자 : 박명영 작성일 : 2012-02-20 조회수 : 724

 
   “하하, 호호” “앗! 뜨거워.” “이 고구마 대개 못생겼다.”
   요즘 월피동 본당(주임 최중혁 마티아 신부) 주일 교중미사 후 성당 마당은 모여든 신자들로 시끌시끌하다.
 
   지난해 12월부터 본당에서는 형제들이 주일미사 후에 군고마를 구워내어 차와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임 최중혁 신부의 ‘신자들 간의 화목과 친목 도모의 목적’으로, 지금까지 실시되어 오고 있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군고구마 굽는 냄새와 연기가 성당 앞마당을 가득 채운다. 군고마를 굽는 일은 본당 남자 형제들이 나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털모자를 쓰고 귀마개를 한 남자 형제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주일이면 미사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이제는 줄을 서서, 또 군고마를 받아들고서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며 군고구마 먹는 즐거움으로 인해 붙들렸다.
본당 신부 또한 신자들이 모여 있는 곳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신자들과 정담 나누기에 바쁘다.
 
   본당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일이면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미사 가기 전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군침이 돈다.”면서, “이렇게 따뜻한 군고마를 먹을 수 있게 해준 본당 신부님께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군고마를 보기 힘들어진 요즘, 어릴 때 정서를 느낄 수 있어서 주일미사를 더 기다리게 된다는 본당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향수에 젖어 군고구마를 ‘호호’ 불며 입가가 까맣게 되는 줄도 모르고 방긋 웃으며 드시기에 바쁘다.
 
   군고마를 들고 한 입 베어 먹던 어린이도, 껍질을 까서 입에 넣어주는 남편의 손길도 오늘은 어색하지 않다. 서로의 정이 오가는 자리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젊은 신자가 “왕언니”라고 부르자 어린애 마냥 천진한 얼굴이 되고, 본당일로 바쁜 수녀에게 누군가 군고마를 까서 주는 친절도 보인다.
 
   성가대에서 활동 중인 최영애(에스텔·50)은 “예전에 차만 마시고 갈 때는 신자들 간의 결속력이 부족했는데, 군고마를 같이 먹게 됨으로써 신자들과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어서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박명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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