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안양시청 대강당에서는 ‘강정마을 생명평화 콘서트’가 열렸다. 마산, 부산, 서울교구에 이어 네 번째로 수원교구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강정마을 생명평화콘서트 행사추진위원회는 “지형적 특성상 강정마을의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육지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현 강정마을의 상황에 대해 알리고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 콘서트 길을 나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안양·군포·의왕 지역의 각 시민사회단체와 수원교구 안양대리구를 비롯 각 종교단체가 적극적으로 연합해 추진했으며, 지역민들에게는 강정마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날 콘서트는 영상과 대담을 통해 제주 강정마을의 문제인식을 같이하고, 뭍에 있는 우리가 강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는 자리였다. 강정마을을 사랑하는 환경운동가 및 문화예술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직접 작사․작곡하여 만든 노래를 박수치며 응원하고 듣는 동안 콘서트에 참석한 이들은 강정마을의 문제를 공감하며 평화로운 강정마을을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정마을의 해군기지반대를 통해 평화를 지키기 위해 대치되고 있는 강정마을의 상황이 담긴 영상을 통해 문정현 신부는 “지금 강정마을은 콘크리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본 공사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훼손해서는 안 되는 보석 같은 ‘구럼비’가 파괴직전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우리 강정에 힘을 보태주십시오”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날 안양·군포·의왕 시민들을 위해 강정마을의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성훈(현재 제주교구 애덕의 집 원장) 신부가 사회자와 질의․응답을 통한 대담에 문정현 신부를 대신해 자리했다. 현성훈 신부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강정마을 주임신부로 지내며 강정마을의 평화와 아픔을 공유하며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인물로, 강정마을의 아픔을 잘 전해주었다.
현성훈 신부는 “저도 5년 동안 강정마을과 함께 하면서 너무나 많이 지쳤지만, 현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은 생각 이상”이라면서, “‘강정마을 인터넷 카페’나 ‘해군기지 반대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강정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꼭 제주 강정마을에 와서 직접보고 힘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였다.
안양대리구를 대표해 자리에 함께 한 왕곡성당 주임 최재철 신부 역시 강정마을의 현안을 전하며, 안양시민을 비롯해 콘서트에 동참한 비산동, 보정동, 의왕, 별양동, 중앙성당 신자들의 관심을 독려했다.
‘구럼비’는 제주 강정마을 해안가에 넓게 펼쳐진 길이가 1, 2킬로미터나 되는 너럭바위의 이름이다. 연산호 군락과 붉은 말똥게를 포함해 여러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제주 올레 7코스에 속하는 아름다운 곳이 강정마을이다. 구럼비 너럭바위에서 많은 이들이 휴식을 하기도 하며, 민물이 쏟아나는 그곳은 해녀들의 쉼터이기도 했다.
이곳에 평화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4월. 1,400여 명의 주민 중 불과 80여 명이 모인 마을 총회에서 해군기지의 유치가 결정되면서부터 지금까지이다.
오늘도 제주 강정에서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많은 수도자들, 평화활동가들은 ‘이 땅의 평화, 제주의 평화, 강정의 평화’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지고 있다. 대부분의 강정마을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는 ‘원래 살던 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강정마을 생명평화콘서트에 함께 했던 이들은 관심의 방법은 다르지만 강정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같은 생각을 전하였다. 강정마을에서는 오전 11시 매일 평화의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결사반대 공식카페 cafe.daum.net/peacekj
웹 www.kangjung.com / 도서안내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
기사 배정애 ·사진 김선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