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를 위한 안락 의자’ 이것은 왕곡본당 백철우(베드로) 씨가 펴낸 산문집 이름이다.
백철우 씨는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1969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하여 농림부, 국무총리실, 경남도청을 거쳐 지금은 감사교육원에서 교수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기술서기관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고, 책까지 내게 되었을까?’
백철우 씨는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2003년이라고 말했다. 불의를 눈감아 주지 못하는 탓에 직장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되고, 가정에서도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세례도 받게 되고, 2004년에는 시민 사회의 주역들에게 수여하는 ‘UN 투명사회 기여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본당공동체 안에서 꼭 필요한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련되지 못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여 공동체 안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럴 경우 많은 사람들은 ‘냉담’이라는 쉬운 선택을 한다. 가족 모두가 공동체 안에서의 숙덕거림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공동체와 하나 되어있다. 그의 두 아들은 복사를 하고, 아내는 자모회장을 하고 있다. 직장과 성당이라는 공동체에서 서로 어울려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그의 십자가이자 도전적인 과제라고 한다.
요즘은 두 아들(승하, 훈하)과 함께 영어, 수학도 같이 공부하고 가족이 모두 성당에 나가면서, 아버지로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되고 ‘이런 것이 사람 사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백철우 씨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부모가 아이와 같이 30%만 같이 공부해 주면, 나머지 70%는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고 말한다. 주말에는 시골에 데리고 가서,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물놀이, 불놀이를 맘껏 하게 한다. 잘 노는 아이가 건강하고 창의적인 아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백철우 씨는 “저는 참 힘들게 신앙생활을 해 왔는데, 저와 비슷한 고민에 빠지는 분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분들의 고민을 나누고 격려하고 칭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유승우(교구청 주교 비서실 실장) 신부는 책 소개 글을 통해 “백철우 형제님의 글을 통해 일상 안에 숨겨지고, 잃어버린 보물을 찾는 여행을 떠납니다. 그 보물은 하느님, 인간, 자연에 대한 믿음, 소망, 사랑, 향수, 열정, 우정, 침묵, 화해, 용서라는 빛나는 조각들입니다. 형제님의 나눔이 제게는 보물을 길어 올리는 마중물입니다”라고 표현했다.
‘지친 하루를 위한 안락의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저자 이력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소박함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가정, 직장, 본당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 저자가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내용이 실려 있기도 하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지친 하루를 풀어줄 책. 사순시기를 살아가면서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김윤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