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아침 10시부터 안산 성마리아 성당(주임 유재걸 프란치스코 신부)으로 안산 1·2지구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에 사랑을 나누는 헌혈캠프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헌혈차 근처로 가니, 벌써 헌혈을 하고 나오는 박명주(세실리아·61·성포동성당) 씨가 있었다. 4년째 헌혈을 해 오고 있다는 박명주 씨는 “젊었을 때는 빈혈수치가 낮아서 못하고 돌아섰다가 2009년도에 검사에 통과돼 참 기뻤다”면서 “처음 헌혈을 하게 된 날엔 기뻤고 오늘은 ‘내가 건강하구나!’라는 생각에 하느님께 감사 기도가 나왔다. 헌혈을 하기 전에 마음을 준비를 잘하고 와서 하니 더욱 보람있다”고 고백했다.
박경주 씨는 “헌혈증을 예전에는 그냥 통에 넣고 왔지만 오늘은 혈액투석이 필요한 한 신자에게 주기 위해 가지고 간다”면서, “O형이라 누구에게라도 나누어 줄 수 있는 자신의 피가 이 사순 시기에 혈액투석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미사 강론 중 유재걸 신부는 “피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며, 그 피를 서로 나누는 일은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며 생명을 나누는 일이다”고 강조하며, 많은 이들이 헌혈에 동참하기를 권했다.
자신을 밝히기를 꺼려한 10년차 호스피스 봉사자는 “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참여했다. 헌혈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항상 건강하다는 증거이이기에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황수춘(다니엘·41·안산 성마리아본당) 씨는 “헌혈은 봉사이다. 성당에 다닌다는 이유와 신부님의 권유로 비록 헌혈을 하지만, 한 개인의 도움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 차원에서 헌혈은 봉사이다”라고 강조했다.
헌혈차 안에 감동 있는 그림이 그려진 것은 점심은 먹고 난 후였다. 원곡본당 사회복지분과장 최종필 씨와 함께 올해 일흔두 살인 황선자(마리스텔라) 어르신과 아들 백승범(가멜로· 46) 씨가 헌혈차 안으로 들어왔다. 몇 년째 헌혈을 해 오고 있다는 황선자 씨는 2009년도에 장기기증도 했으며, 지금까지도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다경 간호사는 “부적격 판정을 받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신자들도 많았지만, 오늘은 74명의 신자들이 헌혈로 사랑을 실천하고 갔다”고 밝혔다.
한편, 광명지구에서도 생명을 나누는 아름다운 실천이 이어졌다.
헌혈 신청자는 많았으나 안타깝게도 감기 등 건강 사정으로 헌혈 운동에 참여하려던 마음을 접고 신자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총 20명이 헌혈을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광명본당의 한 청년 신자는 “예수님의 사랑을 따라 고통 받고 있는 이들과 조금이라도 나눠 주님의 사랑을 따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 박명영·최효근 명예기자 / 사진. 성재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