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6시 40분에 수원대리구 권선동성당(주임 현민수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 소성전에 도착하자 이미 많은 단원들이 성체조배를 드리고 있었다.
오늘은 권선동본당 성모승천순례단의 아홉 번째 디딤길 순례로 천진암성지에서 양근성지에 이르는 총 25.7Km를 걷게 된다.
소성전에서 단장인 윤영숙(데레사) 여소공동체 회장이 전하는 오늘 걸어야 할 순례길 주의사항을 듣고 버스에 올랐다. 오늘도 홍도의(안드레아) 씨는 준비해 온 ‘디딤길 순례묵상 자료집’을 단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본당 설정 25주년을 위한 묵주기도를 함께 바치며 천진암성지에 도착하니 8시 20분이었다.
순례단은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5위 묘소에 올라 기도를 드렸다.
지난해 2차 순례(10월 8일)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우리를, 오월의 푸르름으로 단장된 천진암터는 반가이 맞아 주었다.
다시 대성전 건립터에 내려와 몸풀기 체조를 한 후 양근 성지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 딛었다.
우산리를 경유하여 관음리로 가는 길은 왕복 2차선도로로, 인도가 좁아 한 줄로 걸어야 했다. 차량통행도 많아 위험한 길이다.
약 1시간 여를 걸어 첫 번째 휴식장소인 효성너씽홈 앞에 도착하였다. 모두들 땅에 주저앉아 가져온 물과 간식들을 꺼내 함께 나누어 먹었다.
순례단 최고령자인 유옥순(마리아) 어르신은 지난달 순례 때 넘어져 팔을 다쳤는데 깁스를 한 채로 참가하여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관음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30여 분을 걸어 2차 휴식장소인 탑선휴게소에 도착하였다. 20분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오르막길(염촌 고개)이 시작된다. 이길 역시 인도가 분리 되지 않고 대형차들이 많이 다녀 매우 위험 하였다. 차가 지날 적마다 먼지가 날린다. 그래도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들이 방긋 웃으며 우리를 맞는다.
고개를 내려와 오늘 점심식사를 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오늘 점심은 현지식당이 여의치 않아 식당을 운영하는 단원이 준비하여 배달해 주었다. 미리 와 있던 자매들이 배식봉사를 하였다. 여기저기 둘러 앉아 식사를 하였다. 한참을 걷고 나서 먹는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특히 시원한 오이냉국은 별미였다. 양을 충분히 준비해와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약 1시간의 점심시간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세 번째 휴식장소인 양평체육공원에 도착했다.
오늘은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참여하고 있는 친구 팀을 만났다.(사진 8607)
김혜진(세실리아), 김미자(소화데레사), 방미경(보리나), 안미자(엘리사벳) 자매들이 그 주인공. 5년 전 본당 복사단 어머니로 만난 이들은 뱀띠 동갑내기 친구임을 알고 매달 모임을 가져 왔다고 한다.
김혜진 씨는 “그렇지 않아도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본당에서 성지순례단을 모집 한다기에 매월 모임을 순례 길로 대체하기로 했지요. 모두 6명인데 2명이 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순례단에서 탈락되어 너무나 안타까웠어요”라고 말하였다.
이들은 본당 각종 행사 시 제일먼저 나서는 소문난 봉사 일꾼들이기도 하다. 이날도 4명 모두 점심때 배식봉사를 하느라 쉬지도 못했다.
휴식을 마치고 출발하여 운심교 삼거리에서 88번국도로 들어섰다. 강화교 삼거리에서 다시 좌측으로 걸어 네 번째 휴식장소인 갤러리 ‘와’에 도착했다. 이곳은 얼마 전 故김수환 추기경 추모사진전을 했던 곳이다. 추기경 사진을 모두 받아들고 특유의 인자한 미소를 보며 위로를 받는다.
양근대교를 건너는데 강 건너 저 멀리 양근 성지 성당 모습이 보인다. 모두들 다왔다며 서로를 격려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양근성지에 도착하여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성지를 둘러보았다. 모두들 조별로, 가족별로 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야외에 조성되어있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 기도를 하는 등 순교 성인상에 예를 표하고 성당에 올라가 주모송을 바치고 성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