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여주 강천면 도전리에 위치한 라파엘의 집에 매월 첫째 주가 되면 나타나는 한 가족이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여주 라파엘의집 별관에 뜬 요세피나 자매의 가족!!!
남편 김동용(토마스·46세) 씨와 이영미(요세피나·47세)씨는 한뫼 산악회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산악회커플이다.
두 사람이 만나기 전부터 이영미 자매는 이곳 라파엘의 집에 매월 첫째 주마다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었다.
처음 봉사활동을 할 때는 오기 싫은 적도 많았지만 이제는 한 번이라도 빠지면 이곳 장애인들의 생활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젠 딸 김채연(쏠리나8세) 까지 가족이 함께 봉사를 하고 있다.
김현풍 기자(이하 김) : 언제부터 이곳(여주 라파엘의집)에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영미 씨(이하 이) : 2000년 9월 같은 산악회 회원인 한자매가 이곳에 간호조무사로 입사하게 되면서, 라파엘의 집이 어려운 환경 속에 운영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처음 3개 월 정도는 후원회원으로 있다가 직접 이곳에 와서 봉사해 보자는 의견을 듣고 11월부터 몇 명의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김 : 처음 봉사할 때 이곳의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
이 : 이곳에 오기 시작한 후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자폐로 고생하는 한학생이 선생님의 팔을 물어뜯어 살점이 뜯기는 것을 목격하고 몇 명의 봉사자들이 무서워서 다음 달부터 오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소외되고 이곳에서 어렵게 2중, 3중 장애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과 하루하루 매일같이 그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의 고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오게 되었고, 점차 함께 오는 봉사자들도 늘어나 인원이 20명 정도 되었어요. 이후 6개월이 지나면서 이곳의 수녀님들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이것저것 함께 나누어 할 수 있도록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김 : 처음에는 어떤 봉사를 했었나요?
이 : 지금은 본과, 별관 2곳으로 나뉘어있지만 그때는 본관 하나뿐이었고 봉사자들이 많지않아 힘들게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비가 오면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곳을 흙으로 메꾸는일, 눈이 오면 도로를 청소하는 것과, 보일러 청소 등, 여러가지 할 수 있는것은 가리지 않고 해왔던것 같습니다.
김 : 요즘은 주로 어떤 봉사를 하고 있나요 ?
이 : 지금은 별관의 주방에서 천정에 묻은 기름때제거, 바닥청소, 목욕탕 곰팡이제거, 건물내외 보수, 기숙사 청소 등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김 : 10년 넘게 이곳에 봉사를 다니면서 어떤 보람을 느끼셨나요 ?
이 : 추운 겨울 새벽에 일어나기 싫을 때는 한번 거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때마다 함께 가기위해 밖에서 떨면서 기다리고 있는 조카들(당시 초등학생)과 이미 정들어버린 이곳사람들과의 만남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초등학생이던 조카와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었고, 저 또한 한 가정을 꾸리면서 남편을 만나 딸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계속 이곳에 함께 오면서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에 딸 채연이한테 말로 교육하고 전할 필요가 없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어른이되어 나타나면 신기하기도 하여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김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 : 처음에도 그랬지만 특별한 계획보다는 봉사하기위해 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저희들이 도착해서 해야 할 일들을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이분들에게 우리들의 손길을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메시지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약하지만 체력이 있을때까지는 계속 그들과 함께하고픈 생각이긴한데.. 늙었다고 그만 오라고하지는 않겠지요?
이곳 여주 라파엘의 집에 매월 첫째 주가 되면 15명 정도의 봉사자들과 함께 요세피나 자매의 가족이 방문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의 바로 성가정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또한 누구나 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은 많지만 직접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더욱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명예기자 김현풍(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