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가 10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4만여 명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수원교구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 미래를 내다보고, 교구 설정 50주년의 역동적 정신(새복음화, 내적복음화, 외적복음화)을 구현하며, 교구 100주년을 향한 교구 공동체의 비전(쇄신, 참여, 소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식전행사, 신앙대회, 기념식, 감사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제1부 신앙대회는 교구 100주년을 향한 교구 공동체의 비전을 상징하는 ‘참여의 천사, 소통의 천사, 쇄신의 천사의 등장’과 함께 화동의 손을 잡고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가 신자들의 환호 속에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태극기, 교황청기, 교구기, 교구 50주년 상징기’에 이어 입장한 대리구 순회 십자가는‘신앙의 해’를 지내며 수원교구민이 구세주이신 주님께 대한 믿음을 다시 찾고, 교구민이 하나가 되어 영적쇄신으로 주님의 구원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희망을 담아, 지난 8월 1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축복식을 갖고 각 대리구 중심성당을 시작으로 40여 일간 교구 모든 본당에서 신자들이 참여하는 ‘순회 십자가 경배 예식’을 한 후 이곳으로 모였다.
또한,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며 지난 2012년부터 교구민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사랑하도록 체험하기 위해 각 본당 차원으로 실시한 ‘본당 신자들이 참여하는 신구약 성경필사 운동’을 마친 186개 본당의 성경필사본도 이곳에 모아졌다.
행사에 참석한 신자들의 ‘교구 설정 50주년 기도문’ 합송에 이어 총대리 이성효 주교의 개회선언으로 본격적인 신앙대회의 막이 올랐다.
신앙대회는 타악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영상과 연극, 인터뷰를 곁들이는 형태로 구성됐다.
과거 부문에서는 ‘천진암 강학회와 한국 천주교의 시작, 교황 그레고리오 16세 성하에 의한 조선교구 설정’을 영상으로 보여줬고, 천주교 탄압으로 인해 김대건 신부가 순교하는 장면이 연극으로 공연됐다. 또, 앗숨도미네 단원들이 윤공희, 김남수, 최덕기 전임 교구장 주교로 분장하고 토크쇼 형태의 연극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부문에서는 ‘청소년 신앙생활, 소공동체, 대리구제 활성화, 해외 선교지’를 소개하는 영상과 50주년 행사 준비 자료화면 및 교구설정 50주년 축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소개됐다. 박경빈 신부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미래부문에서는 청소년, 청년, 어른들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연극과 영상으로 표현됐다. 청소년의 학교 폭력인 ‘왕따’와 사회적 문제인 ‘갑을 관계’, ‘88만원 세대’ 연극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회적 이슈를 다시금 일깨우게 하는데 충분했다.
또한 유치부 800명(인솔교사 200명), 복사단 514명, 예비신학생 558명이 펼친 퍼포먼스는 수원교구의 희망찬 앞날을 상징하는 듯했다.
취타대의 연주와 함께 주교단 및 내빈 입장으로 시작된 2부 기념식이 시작됐다.
기념식은 기념 동영상, 축사, 시상식, 우리의 다짐 순으로 진행됐다.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동영상 ‘내일을 향해, 미래를 향해~ 희망의 땅! 복음으로!’상영에 이어진 교구장 인사에서 이용훈 주교는 “오늘의 교구설정 50주년 행사가 여러분 모두에게 지난 날 베풀어 주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깨닫고, 신앙의 여정 속에서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온 몸과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른 우리 신앙 선조들처럼,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가진 것을 내어 놓고 나누며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 주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웃형제와 지역사회와 하나 되어 어둡고 탁한 이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과 몫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이 영광의 땅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극심한 어려움과 박해를 겪으며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교구 설정 50주년 축하행사가 보편교회의 신앙의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펼쳐지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라 아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행사가 교구 모든 교우들에게 진정한 기쁨의 원천이 되고 지속적으로 한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진정한 빛과 희망을 약속하는 다짐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믿음의 해를 마무리 하면서 맞이하는 교구 설정 50주년이 선교의 사명을 새롭게 결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을 대신 전했다.
이어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축사로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을 축하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류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대독)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축사,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이래수 회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한편, 기념 시상에서는 주한 교황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박인환(베드로) 씨에게 뛰어난 열정으로 탁월한 공로를 인정하는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수여했다.
또,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복음화 분야 6명, 사회복음화분야 3명, 청소년 복음화 분야 1명 등 각 분야별 기념 시상을 했다.
이어 사제, 수도자, 평신도, 청소년, 이주민 대표가 나와 각 부문별 마음을 담아 ‘우리의 다짐’을 했다.
사제는 날마다 주님의 몸과 피로 봉헌하는 사제로서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늘 새롭게 변화하여, 맡겨진 양들을 위해 온 삶을 내어줄 것을 다짐했다.
수도자는 주님께 모든 것을 봉헌한 수도자로서, 정결과 청빈과 순명의 삶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천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도래했음을 증거하기로 다짐했다.
평신도는 신앙 선조들의 모범을 본받아,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자긍심을 잃지 않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온 삶을 다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할 것을 다짐했다.
청소년은 한국사회와 교회를 책임질 일꾼으로서, 학업과 신앙생활에 게을리 하지 않으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닮아 사랑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이주민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으로서, 이 땅에서의 삶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복음을 충실히 살아 보편교회와의 일치의 표징이 될 것을 다짐했다.
제3부 감사미사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과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수원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한 번 우리 삶의 중심에 놓고,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가 사회 안에서 화해와 희망의 참된 표징이 되게 하고, 주님의 은총의 때를 선포하는 일을 결코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최근 가톨릭교회 공동체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자애와 사랑을 간구해 주시기를 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대신 읽은 축하 메시지에서 “수원교구민이 모든 성사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그리고 서로 일치를 도모하기 위한 흔들림 없는 헌신적 모습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님을 닮아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사랑 실천의 삶을 보다 깊이 체험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구의 사제와 수도자 및 평신도들을 교회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강력한 중재에 맡겨드리며, 주님 안에서의 평화와 기쁨을 약속하는 사도적 축복(Apostolic Blessing 교황 강복)을 전했다.
한편, ‘교구 미래 선언’이 발표됐다. 이용훈 주교는 이를 통해 “교구민들은 교황님의 말씀과 소박한 삶을 본받아 복음적 가난과 청빈의 삶으로 무장하고, 교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살이에 지친 이웃형제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며, 세상 모든 이의 기쁨과 희망, 고뇌와 아픔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지위와 안일하고 편안한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주변에 심리적, 정신적, 신앙적 갈등으로 고통 받는 이, 경제적 생활고에 허덕이는 이, 이주민, 새터민, 교도소 수인 등 소외계층에게 자선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직무 재임기간동안 이 점을 실천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용훈 주교는 신자들에게 “매일의 기도생활과 교회 공동체의 삶을 통하여 영적 성숙을 향해 나아가 달라”고 당부하면서, 자신은 신자들이 기쁨과 감사, 자선과 선행의 본분을 다하도록 최선의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성사생활에서 활력을 얻고, 일상생활에서 살아계신 예수그리스도를 만나며 그분과 내적 친교와 일치를 이루는 기본적 자세를 갖추면, 가정의 행복은 안전하게 보장될 것이며,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거침없고 주저함없이 주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훈 주교는 “주님께서 친히 보여주신 가난과 봉사와 섬김의 삶을 구체적으로 펼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하면서, “교구민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교회와 세상 안에서 교구의 사목적 과제를 수행한다면, 우리 지역사회와 우리나라에 하느님의 평화로운 나라를 앞당겨 건설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서 우리의 앞길을 희망으로 인도하여 주시기를 청했다.
수원교구는 2010년 1월부터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총재 이용훈 주교)’를 구성하고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의 의미와 100년 교구를 내다보는 미래 교구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는 사명으로 준비를 해 왔다.
특히, 이번 행사 준비위원들을 비롯한 내부 안전요원(축구선교회, 마라톤, 레지아, 꾸르실료), 외부 안내요원(ME), 헌금·영성체 봉사자(여성연합회), 교회·사회 내빈 안내자, 중식 봉사자(성령기도회), 운전기사사도회, 의무부, 연합성가대, 청소년 오케스트라 및 연주단, 국악반주단, 밴드, 순회 십자가 행렬 봉사자, 필사성경 행렬 본당 봉사자, 성경 봉사자, 기자단·방송중계·홍보팀, 명예기자단, 앗숨도미네, 전례봉사자, 특별출연진 및 스텝 등 7천여 명에 가까운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감동스러운 행사에 참여함이 가슴 벅찼고 감격스러웠다
과거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의 삶과 순교의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으며, 순교자의 삶의 고귀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이용훈 주교의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항상 되새기며 살아가야 하는 지침으로 다가왔다. 미래에는 짤막한 토막극이지만 현재의 문제점들을 잘 표현해 주어 심각성을 보여주었으며, 많은 복사단 어린이들과 유치부 어린이들 그리고 예신 청소년들이 함께 나와 더욱더 밝은 미래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안산대리구 월피동본당 황명희(62·마리아) 씨는 “이렇게 큰 행사의 많은 사람 속에 내가 참여하고 있음에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최명옥(56·로사) 씨는 “앞으로 100주년 행사도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꼭 한 번 더 참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내비쳤다.
기사. 최효근, 박명영 명예기자
사진. 수원교구 명예기자단, 수원교구 사진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