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은 슬프고도 우울한 시기이다. 그러다 몸이라도 아프고 앓다보면 죽음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면 허무해진다. 그러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희망의 사순시기가 끝나 부활을 맞이할 것이다. 모욕 받고 아픔을 당하는 주의 십자가 수난을 묵상하며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어떠한 고통과 고난이 오더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이 사순시기를 보람되게 보내게 될 것이다. 주변에 고통과 고난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때 생명에 이르는 길에 이른다.
오늘 재를 머리에 얹으며 생각해 본다.
“사랑의 주님! 얼마나 많은 억울함과 고통 속에서 신음해야만 부활에 이르는지요?”
머리에 재를 얹으며
노오란 꽃에서 향기가 나네요.
그 향기가 나기까지
나무는 또 얼마나 아픈
생채기를 당해야 했는지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한줌의 재로 남기까지
나를 온전히 불태우며
버려야 한다지요.
노오란 꽃에서 향기가 나네요.
그 향기가 나기까지
나무는 또 얼마나 매운
추위와 매서운 고독에
맞서야 하는지요.
노오란 꽃에서 향기가 나네요.
글 박명영 명예기자 / 사진 이윤창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