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사회복음화국 생명위원회(위원장 홍명호 베드로 신부)는 3월 9일 안산대리구 본오동 성요한세례자성당에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2014 헌혈캠페인 및 조혈모세포 기증운동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사랑의 생명나눔운동에 돌입했다.
이성효 주교는 강론을 통해 “지금 우리가 실시하려는 ‘헌혈, 장기기증, 조혈모세포기증 운동’은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고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사순 시기’ 동안 펼치기에 적합하다”면서, “이 운동에 앞서 우리는 성체 앞에서 기도하면서 우리가 하려는 이 나눔이 생명의 원천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생명의 나눔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50주년 교서’를 언급하며, “나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항상 반성해야 하며, ‘소통, 참여, 쇄신’으로 예수 그리스도 속에서 그 원형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를 좀 더 성숙하게 하는 것이 헌혈과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이며, 우리 자신이 우리 사회에 조혈모세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한 이성효 주교는 “내가 가진 것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고 하는 그 마음이 예수그리스도의 길을 걸어가는 자체가 되어 가슴속에서 사랑이 용솟음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성효 주교는 ‘산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잘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영원히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하는 작은 운동인 헌혈운동에 참여하는 것, 조혈모세포 기증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한평생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명호 신부는 “이번 행사를 주관하면서 ‘생명의 존귀함을 어떻게 고양시키고 의식을 재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 봤다”고 말하고,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에 존엄하다, 더불어서 함께 사는 삶이다, 연대성으로 서로 함께 상호 부조하며 살아간다, 우리 모두의 몸과 재화는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것이므로 나누어야 한다”면서 헌혈과 조혈모세포 기증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청했다.
첫 날인 이날은 본오동성요한세례자성당을 비롯해 안산대리구 철산성당(광명지구)과 시화성바오로성당(시흥지구)에서도 캠페인이 진행돼, 헌혈 참가자 150명 중 101명이 헌혈했고 조혈모세포 기증자는 26명, 헌혈 증서는 83장이 기증됐다.
그동안 나이가 되지 않아 헌혈을 하지 못하다가 올해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신청했다는 본오동성요한세례자본당 이은비(엘리사벳·17) 양은 “올해는 빈혈이 심하다는 결과 때문에 헌혈을 하지 못해서 속상하다”며, “건강한 몸을 만들어 내년에는 꼭 헌혈을 하겠다” 바람을 전했다.
유전자 검사용으로 조혈모세포 기증을 한 본오동성요한세례자본당 이호진(요한바오로·37) 씨는 “헌혈은 자주 해 봤지만 조혈모세포는 처음”이라며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라 뿌듯하다. 나중에 적합한 환자가 나타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 더욱더 기쁠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 소속 조혈모세포 담당자인 유영자(가브리엘라·57) 씨는 “백혈병이나 혈액암,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으로 조혈모세포 이식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환자가 매년 500명씩 늘어나고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혈액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나눔이며, 혈액질환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 된다”며, “옛날엔 골반골수를 마취 후에 근육주사로 뽑아내는 골수 조혈모세포 채취는 적합자에게 줄 때 불편함이 있었지만, 현재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은 적합자가 나타나면 4시간 동안 근육주사 후에 줄 수 있는 간편함에 많은 분들이 등록하고 있다.” 고 전했다.
한편, “주교님께서 헌혈차에 오셔서 격려해 주시니 더욱 보람되다”며 뿌듯해 한 안산성마리아본당 이창현(다윗·40) 씨는 “주님께 받은 생명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서 주기적으로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당 중·고등부 동생과 함께 처음으로 헌혈대열에 섰다는 안산성마르코본당 이덕준(도미니코·19) 군도 “그동안은 잘 몰랐고 기회가 없었다”며, “앞으로는 친구들에게도 함께 하자고 권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들은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킨 후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공급받아야 완치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조혈모세포 기증은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와 기증자간에 조혈모세포가 일치할 확률은 무척 낮다.
보통 환자와 기증자간에 ‘HLA’라고 하는 조직적합성항원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부모는 5% 이내, 형제자매는 25% 이내에서 일치하고 특히 타인과 일치할 확률은 수천에서 수만 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조혈모세포는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증이 가능하지만, 타인이 조혈모세포가 일치할 확률이 매우 낮아,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증 희망 등록을 해야 환자들이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살아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이내에 기증 전만큼 다시 생겨나 기증자의 건강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기증자의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데도 지장이 없고,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후유증이 발생된 사례 또한 없다. 한편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제 27조 2항)에 의해 조혈모세포 기증기간 동안 공무원은 병가 처리하고 일반 근로자는 유급휴가를 주도록 규정되어 있다.
사랑과 생명의 나눔을 이웃 안에서 실천하실 조혈모세포기증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마음 한 몸 운동본부 T.02) 727-2268로 연락하시면 된다.
김준식·박명영·성재필·최영길·최호진·최효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