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안양대리구중심 중앙본당에서 환송 미사를 봉헌한 날 이었다.
“찬미예수님! 떠날 때는 말없이 조용히 가라는 노래도 있는데 그래도 감사의 인사는 드리고 가야겠기에 오늘 중앙본당에서 환송미사를 함께 드리게 되었습니다. 5년을 돌아보면 별로 한 것도 없이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습니다. 대리구 본당 교우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환송미사 중)
본 명예기자와 윤종대 신부와의 첫 만남은 수원교구 3기 명예기자가 된 후 처음으로 취채한 ‘사랑의 생명나눔 장기·헌혈캠페인’(2010.3.14)에서 였다.
명학본당에서 열린 캠페인에서 직접 헌혈에 참여한 윤종대 신부는 “사람들이 헌혈을 의외로 두려워하는데, 사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쉬운 선행임을 알게 된다”면서, “나도 언젠가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님의 부활에 함께 동참하자”는 말로 인터뷰에 응해줬다.
윤종대 신부는 5년 전 대리구장이 되었을 때,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애도를 표한다’는 인사를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대리구장 자리가 좀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 사실은, 시작 전에 많은 두려움이 있었다. 나 혼자 사는 것도 제대로 못사는데 주교님을 대리해서 대리구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떠나면서 부족한 저를 오늘까지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대리구 교우들과 대리구내 모든 본당 교우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감사의 마음 한편에는 죄송한 마음 미안한 마음도 있다. 좀 더 열심히 잘 살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주님께는 죄송하고 교우들께는 미안한 마음이다.”
또, “오는 8월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문하시는데, 교황님의 주제 말씀이 ‘일어나 비추어라’(이사야서 60,1)이다. 어찌 보면 지금 현실에 꼭 맞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름뿐인 그리스도인은 가만히 있는 그리스도인은 환자다. 바로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희망을 주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지난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신앙인의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두달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나라전체가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침몰하고 있는데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계기로 대한민국이 새로워져야한다. 윤리적으로 영적으로 새로 나야 된다.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희망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된다.”
윤종대 신부는 환송 미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앙인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는 윤종대 신부가 지난 5년간 안양대리구장으로 재임하면서 살아왔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윤종대 신부는 “우리 신앙인들이 나부터 먼저 내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물질적으로 내 중심으로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 위험이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우리가 새로 나지 않으면 우리 삶이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큰 사고가 날 수가 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예기자가 기억하는 윤종대 신부와 관련한 일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우리 농산물 쌀을 많이 소비해달라고 대리구내 본당을 다니며 부탁의 말씀을 하신 것이다. 지금은 우리농산물 쌀이 많이 인식되어 소비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많이 어려웠던 시기였다. 봉사자들의 힘든 삶을 아신 윤종대 신부는 기꺼이 함께 자리해 교우들에게 동참할 것을 당부하셨다.
두 번째는 작년 안양대리구중심 중앙성당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에서 강론 때 느닷없이 노래를 하신 것이다. 곡은 ‘날 좀 보소’
우리만 있는 자리도 아니고, 청계사 주지 스님과 불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날 좀 보소’를 1절도 아니고 5절까지 부르셨다. 기자는 ‘대리구장님이 정말 눈치가 없으시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더 당황한 청계사 주지 스님이 포착됐다. 스님의 얼굴이 벌개져서 눈을 어디다 둘 지 몰라하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미사를 마치고 “어떻게 이렇게 큰 미사에 ‘날좀 보소’를 부를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것도 1절도 아니고 5절까지”라고 여쭈었더니, 신부님은 “5절은 아무것도 아니야, 100절까지 부를 수 있어요”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이 두 가지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당신보다는 우리 신자들이 편안하고 즐거워야한다는 신부님의 큰 사랑이 깔려 있는 것이다. 본인의 안위보다는 항상 신자들을 먼저 생각한 윤종대 신부는 당신의 영명축일 미사도 신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면서 거부하고 매년 잠적하곤 했다.
윤종대 신부는 제2대 안양대리구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주례한 환송미사에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조용히 미사만 드리고 가기로 했는데 환송식을 해주신 중앙본당 교우들과 공동체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 5년 동안 안양대리구를 이제 떠나게 되었지만 그동안 대리구 내 신부님과 같이 했던 추억은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5년 동안 수고한 그 노고는 생각도 안하고 마지막까지 ‘신자들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을까’ 오로지 신자들만 생각했다.
존경하는 윤종대(도미니코) 신부님 항상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주님께 사랑 실천하는 성인 사제가 되길 기도드립니다. 끝으로 취재에 응해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선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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