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토) 오후 6시가 가까울 무렵, 성남대리구 광주성당 마당에 땅거미가 졌다. 본당 청년회(회장 김홍민 요한사도) 회원 30여 명이 성모상 앞에 모여 ‘주님의 기도’를 바쳤다.
6시 정각에 성당 마당에서 필리핀 바기오 지역 공소 돕기 ‘사랑 나눔’ 일일 호프가 개장했다.
막걸리·소주·맥주(각 3000 원) 등 주류와 함께 떡볶이·잔치국수·순대·어묵·김치전(각 5000 원), 치즈 계란말이(1만 원), 두부 김치·닭발(각 1만 3000 원), 치킨(1만 5000 원)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됐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둘러앉은 레지오 마리애 한 쁘레시디움 단원들에게 보좌 권진희(그레고리오) 신부가 다가가 맥주를 따라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토요 특전미사가 끝난 오후 8시 경 거의 모든 좌석에 손님들이 꽉 들어차며 청년들의 손과 발이 분주해졌다.
김길민(크리스토포로) 신부가 가장 바삐 움직이는 잔치국수 코너를 찾았다. 청년회원들이 살짝 틀어놓은 사리를 커다란 대접에 담아 그 위에 고명을 얹고 다시 따끈한 육수를 부으니 잔치국수가 완성됐다.
“공동체의 소통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 밤”
최형락(루카) 씨는 부인과 두 자녀 등 가족과 함께 둥그런 탁자에 앉아 잔치국수·김밥·어묵 등을 주문해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 같은 일일호프 행사는 본당 교우들의 일치와 화합을 위해서도 좋고, 더군다나 그 수익금이 필리핀의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쓰인다니 유익한 일”이라며 “공동체의 소통과 사랑이 느껴지는 좋은 저녁”이라고 말했다.
‘일일호프’ 행사를 주관한 청년회장 김홍민 씨는 “청년회 25명 정도의 인원이 두 달 전부터 기획 및 홍보팀을 꾸려서 ‘사랑 나눔’ 행사 계획을 차근차근 수립해왔다”며 “그 결과 320만 원(성금 50만 원 포함)의 수익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준비 과정에서 청년들은 청소년위원회를 비롯해, 자모회, 자부회, 초중고 주일학교 교사회 등과 더불어 회의를 통해 협조를 구하며 세부사항을 점검해왔다.
광주본당 청년회는 2013년 성남대리구 청소년국을 통한 필리핀 해외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바기오 지역과 인연을 맺었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국제적 ‘사랑 나눔’ 일일호프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청년회원 최샛별(프랑소아) 씨는 ‘사랑 나눔 일일호프’ 손님들에게서 발랄하고 친절한 도우미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 음식 재료 손질하기가 좀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지난 달 어농성지에서의 광주지구 청년 찬양 캠프로 인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내년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수익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일호프 수익금은 올 연말 성남대리구 청소년국 필리핀 바기오 봉사 팀을 통해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필리핀 바기오 지역 공소 돕기 ‘사랑 나눔’ 일일호프가 열리는 이날 4시간여 동안 성당 정문에는 “이러한 것들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입니다.”(히브 13,16)라는 성구가 반듯하게 서있었다.
성기화 명예기자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