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수난성지주일이었던 지난 19일, 수원대리구 입북동본당(주임 김종호 베드로 신부)에서 새롭게 시도한 세 번째 떼제 가정미사가 임시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입북프라자빌딩 4층에서 거행되었다.
2014년 12월 16일 신설돼, 성전 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입북동본당은 올 1월 23일, 떼제 미사를 시작했다. 떼제 가정 미사는 월 1회, 주일 특전 미사로 봉헌된다. 음악 봉사는 수원교구 찬양사도단이 맡았다. 떼제(Taize) 미사는 프랑스 동부 작은 마을의 떼제 공동체에서 부르는 공동 기도 노래를 미사곡으로 사용한다.
김종호 신부는 이날 강론을 통해 “예수님과 함께 걸어가자.”며, “십자가의 길을 형식적으로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걸어가기를” 당부했다. 이어 김종호 신부는 “십자가 아래에 있던 성모님처럼 함께 아파하고 주님의 고통에 함께 동참해야 부활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다.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십자가 귀퉁이라도 잡고 거들어야 십자가를 따라 하늘나라로 따라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보편지향기도는 각자 기도 지향을 자유롭게 읽고, 떼제 노래로 다함께 찬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여 비오니 들어주소서. 우리의 기도를, 주여 비오니 들어주소서. 응답해 주소서.” 미사 전에 미리 개인기도 지향을 적어 붙인 컵초을 준비한 신자들, 병중에 있는 이웃, 청년회, 십년 만에 성당을 찾아온 친구, 인류의 회개, 주일학교를 위한 기도가 한목소리로 봉헌되었다. 칭얼대는 아이의 소리, 엘리베이터가 문 여닫는 소리가 여과 없이 들리는 좁은 공간이지만,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은 61명의 신자들의 서로를 위한 따뜻한 기도가 흘러넘쳤다. 누구 할 것 없이 일사분란하게 매트를 걷고 청소를 하는 입북동 성당 신자들, 신자들의 기도와 봉사가 떼제 미사를 가능하게 했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에 다녀온 김종호 신부는 ‘평창 성 필립보 생태마을 부관장으로 재임 했을 당시에 한 달에 한 번 3시간 동안 떼제 기도와 고해 성사를 했을 때 받았던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미사를 식상해하거나 기도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사 경문과 기본적 자세는 지키되 반복되는 떼제 노래로 젖어드는 기도, 각자 준비한 마음에 있는 기도를 하고, 십자가 경배를 통해 예수님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떼제 미사를 할 여건을 갖추기 위해 김종호 신부와 신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김종호 신부는 신자들과 함께 동대문으로 성전 휘장을 만들 천을 사러 다녔고, 어농성지에 연락해 다미아노 십자가를 제작했다. 또 성화를 봉헌해 주는 신자가 나타나자, 명동에 성화를 사러 직접 다녀왔다. 떼제 미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외쳤다는 김종호 신부, 신자들을 위한 그의 정성과 섬세한 배려가 떼제 미사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김종호 신부는 “떼제 미사를 본당 신자뿐만이 아니라 타본당 신자도 체험하고 깊이 기도하고 갔으면 좋겠다. 감동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며 모든 이를 입북동본당 떼제 가정미사에 초대했다.
명동까지 떼제 미사를 다녔다는 엄인숙(이다‧율전동) 씨, “성지순례책을 읽다 보니까 프랑스 떼제 지방에 떼제 기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반복적 음악이 좋다. 찬양이자 기도이다. 가까운 데에 있으니 좋다. 매일 같이 똑같은 미사만 하다가 좋았다.”고 말했다.
세례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떼제 미사가 처음이라는 서승현(가브리엘라‧율전동) 씨는 “너무 좋았다. 십자가 경배가 처음이었는데 되게 새로운 경험이었다.”면서, “경배한 부분이 십자가 못 박힌 예수님의 손이었는데 실제 못자국에 친구하는 것처럼 울컥했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며 감동을 전했다.
한 달에 한 번 탄력적으로 실시하는 입북동본당 떼제 가정 미사는 2주전에 일정이 공지된다. -문의 : 임시성당 경기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입북로 41 ☎ 031-227-7735
서전복 안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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