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을 맞아 ‘제17차 수원순교자 현양대회’가 9월 24일 수원성지(전담 나경환 시몬 신부)에서 거행되었다.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이사 35,4)를 주제로 열린 현양대회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5곳으로 분산된 실내에서 총 1,500여 명의 신자가 참여하여 거행됐다.
오전 9시 20분 촛불로사리오로 시작된 대회는 춘천교구 배광하(치리아코) 신부의 오늘날의 순교에 대한 특강으로 이어졌다.
배광하 신부는 식물인간이 된 작은 아들, 장애가 있는 큰 아들 그리고 치매로 요양원에 입원중인 할머니를 매일 돌보는 어느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매일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하는데, 살아가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버겁게 하는 것이 우리의 십자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십자가를 가슴에 안고 아주 작은 일, 불편함을 참는 것이 오늘날의 순교이다.”고 강조했다.
11시부터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현양미사가 봉헌되었다.
이성효 주교는 강론에서, “현양대회에 초대 받은 우리는 신앙선조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거룩한 시간을 갖게 되어 행복하다.”면서, “우리 삶 안에서 현대사회의 유혹 등 새로운 형태의 박해에 대항해서 우리의 삶을 구하며 용기 있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성효 주교는 이어, 한국 순교 성인 중에 세례명으로 택해지지 않은 성인이 많은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리 각자가 내가 사랑하는 우리 성인을 선택하여 그분에 대해 공부하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여 기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영성체후 묵상 후 성지 전담 나경환 신부가 내빈을 소개하고 수원대리구장 송병수(시몬) 신부가 인사말씀을 전했다.
미사 후 수원성지에서는 참석자들에게 박해시대 어려움을 함께 체험하는 의미로, ‘백지사형’을 상징하는 흰 종이로 싼 주먹밥을 점심식사로 제공했다.
조정현 베네딕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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