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이 10월 6일 ‘공동체의 위기와 영성’을 주제로 실시됐다.
수원교구 사목평의회 주최,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주관, 수원교구 복음화국 운영협조로 열린 ‘제21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이하 심포지엄)’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강희재(요셉) 신부가 진행한 이날 심포지엄은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제1발제 ‘한국 전통사회의 공동체 정신’(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유희석 신부) ▴제2발제 ‘현대 사회의 조류 속에서 바람직한 공동체상’(대구가톨릭대학교 김혜경 교수) ▴제3발제 ‘21세기 교회 공동체 삶에 대한 제언’(마리아의전교자프란치스코수녀회 이현숙 수녀) ▴제4발제 ‘공동체 일치의 본질’(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곽승룡 신부) 후, ▴질의응답 ▴총평(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교단 강복으로 끝마쳤다.
문희종 주교는 기조 강연을 통해, “수원교구는 그동안 교우들의 복음화 노력과 함께 교구 관내 신도시 개발로 외형적으로는 급속히 성장했으나,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 문화와 신자들의 신앙 의식 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교회 모습을 찾고 신앙생활을 쇄신하도록 끊임없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과제 앞에 새로운 해답을 찾고자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제21차 교구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이번 심포지엄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 전통 사회의 공동체 정신’이라는 주제로 제1발제를 한 유희석 신부는 한민족의 전통문화인 ‘두레와 품앗이, 계, 향약’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유희석 신부는 발표를 통해 농경 문화가 주류를 이루었던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공동체인 ‘두레, 품앗이, 계, 향약’의 기원과 유래, 기능과 역할에 관하여 설명하며, “이 4개의 조직은 협동과 상부상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조직들은 오늘날 우리가 소공동체 운동을 해나가는 현실적인 입장에서도 반드시 배워야 되고, 익혀야 되고, 그렇게 살아야 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한국의 두레나 품앗이 등 한국인의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의 구현이야말로 현대의 한국 사회는 물론 세계 공동체 운동의 귀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기적인 현대인의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서 서로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제2발제를 맡은 김혜경 교수는 ‘현대사회의 조류 속에서 바람직한 공동체상’이라는 주제로 ‘박해 시기의 교우촌 모델의 현대화에 대한 고찰’에 관하여 발표했다.
김혜경 교수는 “한국 교회가 20여 년 전에 도입한 소공동체의 모델은 남미나 남아공연구소에서 연구한 것을 도입했다. 그러나 우리의 소공동체는 이미 박해 시대 때부터 있었다.”며, 소공동체의 뿌리를 찾기 위해 2012년 한국사목연구소 상임 연구원 시절, 3개월 동안 의정부 북부지역 5개 공소 회장을 상대로 구술 조사한 내용을 소개했다. 김혜경 교수는 구술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박해 시대에 교우촌을 이루며 살았던 신앙 공동체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그 이후의 변천사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공동체의 필요성과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바람직한 공동체상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현숙 수녀는 제3발제 ‘21세기 교회 공동체 삶에 대한 제언’을 통해, 서구 교회 운동가들과 새로운 공동체에 관하여 발표했다.
이현숙 수녀는 우리보다 앞서 신앙생활을 경험한 서구의 교회 운동들과 공동체가 좌충우돌하면서 교회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연구하여, 거기서 나온 자료를 연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구 평신도 성향의 운동들과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신앙을 우리가 어떻게 이 시대의 신앙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에 관해 설명한 이현숙 수녀는, 교회론적 전망과 선교적 전망, 교회법적 전망 안에서 ‘교회운동과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식별에 대해 말하고, ‘다양한 안에 하나’되는 21세기 한국교회 공동체를 위해 제안하는 것으로 발표를 마쳤다.
제4발제는 곽승룡 신부가 ‘공동체 일치의 본질’ 성 바실리우스(329-379) 성령론에 관하여 발표했다.
곽승룡 신부는 바실리우스의 위격과 실체, 동일 흠숭에 관하여 교재를 중심으로 ‘삼위일체 성령론’에 관하여 설명했다. “‘빛의 내려짐에 따라 빛을 보는 사람들의 허물은 성화된다.’는 바실리우스 성령론에서 핵심은 ‘조명’”이라고 말한 곽승룡 신부는 “조명을 끄면 어둡듯이 창조 때도, 강생 때도, 파스카 때에도, 종말에도 조명이다. 성령은 성자에 의해 파견되었고, 그리스도의 영으로 역할을 하지만 성자에 종속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총평’을 통해, 각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희석 신부가 발표한 ‘제1주제’에 대해서는, “두레, 품앗이, 계, 향약에 관하여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근본정신은 우리의 전통 정신인 상부상조의 정신을 교회 안에 적용하고 인식할 수 있는 여백은 어느 정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제2주제’에서 김혜경 교수가 발표한 ‘박해 시대의 교우촌 모델’에 관하여 언급하며, ‘5명의 공소 회장의 인터뷰가 감동적이었다. 그런 분들의 모범을 본받아서 교회가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1995년도에 35%에 이르던 미사 참례율이 2013년도에 21%로 떨어졌다.’는 가톨릭신문 통계를 예로들며, “2020년에는 13%대로 미사 참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늘 공동체의 위기와 영성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했는데, 공동체의 위기는 영성의 위기로 자연적으로 이어진다. 이에 관해서 2주제에서는 공동선,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살아야 된다는 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용훈 주교는 ‘제3주제’를 통해 이현숙 수녀가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잘 조명해 주었다.’고 평했다. 그리고,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 세상의 성사로 크게 정의하고 있는데, 다양한 예를 들면서 획일성 제도화된 성직자 중심의 교회를 경계해야 되고 이런 제도와 획일성 안에서 따뜻한 감성적인 여성적인 측면으로 가야 되는 것은 맞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다양성 안에 개성 존중 이런 것들은 좋은 것이지만, 일부 신자들이 규범이나 틀에서 벗어나서 행동하기 쉽고 그러다 보면 극우가 되고 지나친 마리아 신심 등의 가능성이 많아서 교구청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승룡 신부가 ‘제4주제 성령에 관하여 삼위일체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었다.’고 평한 이용훈 주교는 “우리 선조들은 삼위일체론은 잘 몰랐지만 성호경 하나만은 정말 정성을 다해서 잘 하셨다.”면서, “오늘날 우리들은 교리 지식을 너무 많이 잘 알지만 실천면에서는 아닌 것 같다. 아직도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용훈 주교는 “오늘 우리가 이런 심포지엄을 한 것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영성의 굶주림을 극복하기 위한 일환”이라 말하고, “올해 자비의 대희년에 공동체를 살리는 자비와 섬김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일에 더욱 노력하자.”는 말로 총평을 마쳤다.
고영순 미카엘라 명예기자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