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이 성지(전담 양형권 바오로 신부)는 5월 27일 오후 7시 성지 내 김대건 기념관 앞 야외무대에서 한국 천주교 순교자 현양 합창성극(칸타타)을 마련했다.
칸타타(Cantata)는 합창과 기악 반주로 이뤄지는, 오페라 요소를 가미한 짧은 오라토리오 형식의 성악곡이다.
55명으로 구성된 대건 순교자 성가대(단장 주황운 스테파노)가 공연한 칸타타에는 2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순교자 현양 합창성극은 첫째 마당 ‘아침의 나라’, 둘째 마당 ‘신유박해와 순교자들의 모습’, 셋째 마당 ‘김대건 신부의 사제 수품과 조선교회의 기쁨’에 이어 넷째 마당 ‘병오박해와 김대건 신부의 순교’로 마무리됐다.
양형권 신부는 “한국교회사에서 박해시대의 신자들을 ‘숨은 꽃’(隱花; 은화) 또는 ‘민초’(民草)라 일컬었다.”면서, “야생의 씨앗이 어려운 고난을 극복하고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려 생명을 이어가듯, 우리 신앙 선조들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받아들이고 진리와 사랑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순교자들이 용감하게 자신의 생명을 주님께 바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은이(隱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세례를 받으셨고 신학생으로 선발됐으며, 사제 수품 후 처음으로 사목 활동했던 곳”이라며, “우리 신앙 선조들이 숨어 살던 은이 성지에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5월 29일) 앞두고, 그분들의 순교 영성을 노래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분들의 신앙을 우리 삶 안으로 옮기는 노력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지휘자 이종원(라자로·율전동 본당) 씨는 “한국 천주교회가 선교사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평신도들의 힘으로 교회를 시작했고, 천주교회에 대한 온갖 박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땅에 복음의 꽃을 피워왔다는 사실을 합창성극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개월 여 동안 수원교구 감골·상촌·영통성령·율전동·조원솔대와 서울대교구 대림동 등 9개 본당의 대건 순교자 성가대 단원들이 상촌 성당에 모여 순교자 현양 칸타타를 연습해왔다.
성기화 요셉·최영길 베드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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